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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호재 업고 가입자 400만 달성한다

VOD 수요 급증으로 영업익 작년보다 2배 늘어<br>양방향 서비스 연내 선뵐 것



KT스카이라이프의 사내 분위기가 한층 발랄해졌다. 바로 지난 3월 문재철(54∙사진) 대표 취임 이후 나타난 변화다. 비결은 소통을 중요시하는 문 대표의 경영 철학과 관련이 깊다. 직원들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는지 귀 기울이고 직원들과 항상 함께하려다 보니 조직원들의 근무 의욕이 높아진 것.

특히 스카이라이프가 지난달 티브로드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이 직원들 사기 진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 대표는 직원들이 경쟁 업체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의 영업방해 전략에 장기간 시달리고 있다고 판단해 그들을 고소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취한 것. 이 때문에 스카이라이프 직원들은 한층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게 됐다. 이렇듯 원칙을 중요시하며 신입사원들과의 어울림도 마다하지 않는 문 대표를 만나봤다.

"올 3월에 취임한 후 직원들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현재 분위기라면 올해 가입자 400만명 유치도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문 대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본인이 영업 현장 등을 뛰어다니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무실에도 정장이 아닌 작업복을 입고 출근하는 등 언제나 현장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의 이러한 의지는 방 한편에 걸어둔 모자에서도 알 수 있다. 이 모자에는 '가입자 400만'과 '정정당당'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문 대표가 가입자 확보라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직접 자신의 모자에 바느질을 한 것이다. 2주전 열린 사내 체육대회에서도 이 모자를 쓰고 참가해 직원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는 "현장 영업 강화와 올 연말 예정돼 있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호재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3차원(3D) 채널의 경우 26일 두 개 채널 중 하나의 송출을 중단했으며 이렇게 해서 발생한 수익은 중소형 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투자할 계획이다. PP를 지원해 방송 콘텐츠 질을 향상시키고 다시 재투자가 일어나게끔 유도해 선순환 구조를 창출, 방송 생태계 활성화에 앞서 나가겠다는 것. 또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포털 형태의 양방향 서비스도 이르면 올 연말 선보여 성장 동력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새로운 성장 전략의 성과는 매출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전체 매출의 84%에 이르렀던 수신료 비중이 최근 들어 60%대까지 낮아졌다.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1∙4분기 19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문 대표는 특히 홈쇼핑 채널 시청률 상승과 주문형 비디오(VOD)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플랫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라며 "양방향 TV 서비스의 경우 올 3월 취임 이후 8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돼가고 있으며 이르면 올 연말쯤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최근 들어 경영의 효율성과 속도를 강조한다. 지금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에 지나치게 고민해서 사업을 추진해나가다 보면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고서 같은 것은 너무 공을 들이지 말고 빨리 제출하라고 요구한다"며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린 요즘 플랫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의사 결정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방송사 기자로 시작해 벤처업체 대표와 대기업 임원 등을 거친 자신의 다양한 이력이 향후 사업을 꾸려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직원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문 대표는 "경영은 원칙대로만 하면 어렵지 않지만 꿈을 갖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모든 직원들이 직장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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