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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기업지주 소액주주 뿔났다

"오너 일가 부당지원 의혹에 주가관리 소홀"

자녀 기업 주식 고가 매입… 토지는 헐값에 변칙 매각

소액주주 감사 선임 막으려 감사인 축소 정관변경 논란

17일 주총서 갈등 격화 예고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 정부의 그린벨트 완화 수혜주로 꼽히는 성창기업지주의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창기업지주의 소액주주들은 1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너 일가의 배임과 특수관계법인인 자녀 기업의 부당 지원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도 경영진과 주주들 간의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소액주주들은 우선 지난 2013년 1·4분기에 성창기업지주가 건설회사인 일광개발(비상장사)의 주식을 주당 32만8,583원에 매입(총 84억원)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일광개발은 성창기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정해린 회장이 자녀들에게 넘긴 기업으로 정 회장은 2002년 일광개발 주식 1만8,000주를 주당 2,714원(총 4,890만원)에 자녀들에게 넘겼다. 11년 만에 무려 121배가 넘는 가격으로 다시 사온 것이다.

성창기업지주 측은 "일광개발이 10년 전에는 작은 건설회사에 불과했지만 2011년 부산 기장의 베이사이드 골프장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값어치가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계법인에 의뢰를 맡겨 가격을 산정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며 "주주 입장에서 보면 선뜻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2011년 순이익 15억원, 2012년 순이익 31억원으로 골프장 개장 이후 계속해서 순이익을 내고 있고 자본잠식도 곧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 건설로 땅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를 자녀 기업에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성창기업지주는 2002년 6월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땅(현 베이사이드 골프장 부지) 305만㎡를 245억원에 일광개발과 일광리조트에 넘겼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이에 대해 시가 1,600억원에 달하는 땅을 공개 매각 절차도 없이 변칙적으로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에 넘겼으며 당초 성창기업지주가 추진하던 골프장 건설도 무산돼 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걸었다.

성창기업지주 측은 "당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부동산을 강제로 처분해야 했는데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 지역이다 보니 거래가 안돼 결국 일광개발이 사간 것"이라며 "두 곳에 감정평가를 받아 최종적으로 이를 합산해 평균가로 넘겼으며 소액주주들의 가처분소송도 기각됐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 안건 중 하나로 올라온 감사인 축소(2명→1명)도 논란이 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최근 비상근 감사를 한 명 선임해 경영진을 견제하려고 준비해왔다. 사측은 지난달 28일 주총 결의를 위한 이사회에서 감사 인원 축소를 위해 정관 변경을 하기로 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주주들이 선임한 감사를 막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한다. 사측은 "주주 제안이 들어온 1월21일 이전부터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소액주주들이 이처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최대주주 문제로 성창기업지주의 주가가 적정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성창기업지주의 종가는 2만1,5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242억원이다. 김영옥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성창기업지주의 주당 적정 순자산가치(NAV)가 3만7,792원이라고 분석했다. 주식 수를 곱하면 1조2,529원으로 주가가 적정 가치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은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보드 부문 실적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악화됐으나 최근 자회사인 지씨테크에서 자체적으로 우드칩을 생산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 본사 다대포 부지가 부산시에서 추진 중인 다대포 해양특구 개발사업 관련 토지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토지의 장부가가 1,490억원인데 지난해 발표된 공시지가는 2,890억원에 달해 시가총액을 웃도는 1,400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 소액주주는 "성창기업지주는 상장기업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며 "사업이 좋지 않더라도 기업설명회(IR)도 하고 연구원들 탐방도 받고 적정 주가를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이러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주로서 화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당사의 자산은 많지만 지난 2년 연속 적자를 내다 보니 지난해에 배당도 하지 못하고 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며 "주주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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