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이 연간 기준으로 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득격차는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분기별로는 지난해 4ㆍ4분기 도시근로자의 소득ㆍ소비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반영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도시근로자가구의 명목소득은 지난해 월 평균 325만800원으로 전년의 311만3,400원보다 4.4% 늘어났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증가율은 1.7%다. 도시근로자가구의 명목소득 증가율 4.4%는 지난 99년의 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 가운데 사업ㆍ재산ㆍ이전소득을 제외한 근로소득은 지난해에 월 평균 280만1,900원으로 전년의 272만8,100원보다 2.7%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98년의 - 6.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근로소득이 충분치 않다 보니 가족 중 일부가 자영업 또는 부업을 하는 등 다른 돈벌이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월평균 사업소득은 지난해에 비해 15.0% 늘어난 11만3,7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득격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분배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도시근로자가구를 소득순위별로 20%씩 5개 분위로 나눴을 때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5분위) 소득을 가장 적은 20%(1분위)로 나눈 배율은 지난해 5.43으로 99년의 5.49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그만큼 소득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배율은 2000년 5.32, 2001년 5.36, 2002년 5.18 등으로 호전되는 흐름을 보이다 2003년 5.22, 2004년 5.41 등에 이어 지난해에는 더욱 올라갔다. 소비지출도 매년 둔화되고 있다. 이는 소득증가율 둔화와 분배구조 악화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비지출은 월 평균 212만6,400원으로 전년의 204만3,700원보다 4.0%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4년 증가율 6.7%에 비해 2.7%포인트나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도시근로자의 지난해 4ㆍ4분기 통계에서는 소득이나 분배 구조, 소비에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ㆍ4분기 중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은 월 평균 329만1,7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의 313만7,300원보다 4.9%가 늘어나 지난 2ㆍ4분기의 4.7%, 3ㆍ4분기의 3.0%에 비해 높아졌다. 또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비지출은 월 평균 211만5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의 201만3,900원 보다 4.8%가 늘어나 지난해 1ㆍ4분기 4.5%, 2ㆍ4분기 2.9%, 3ㆍ4분기 4.0%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 과장은 “연간 단위가 아닌 분기 단위로 보면 지난해 4ㆍ4분기의 소득과 분배구조는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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