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81세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인 평균 수명이 77세이므로 4년 더 연장되는 셈이다. 한국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 대책을 걱정하는 중장년층들의 마음도 한층 무거워 지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에는 이런 부담이 더욱 커지는 느낌을 받는다. 은행이나 보험 등 금융권에서 최근 들어 실버금융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버상품은 노후생활에 대비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노후자금 마련이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가입 목적이다. 노후자금을 목적으로 한 대표적인 금융상품은 연금인데, 이밖에도 최근에는 노후에 대비하는 특색있는 금융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100세통장’이라는 고령층 대상 예금상품을 판매중이다. 100세통장은 말 그대로 고객들이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연령층 이자 생활자를 타깃으로 만들어진 이 상품은 헬스케어 서비스, 건강검진 서비스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부터 팔기 시작한 ‘KB시니어웰빙통장’은 대표적인 실버형 상품. 안정적인 금리 제공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개발된 상품으로 적금형 상품 금리는 연3.7%~3.95%, 예금형은 4.1%~4.4%(만기 이자지급식 기준)이다.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한번에 받거나 매달 연금식으로 받을 수 있으며, 본인이나 부모에게 건강검진 등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도 실버전용상품인 ‘뷰티플라이프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삼성계열인 365홈케어와 제휴로 1대1 담당주치의 서비스, 실버전문 여행사를 통한 여행예약 및 할인혜택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6월말까지 ‘효도적금’을 한시 판매하고 있다. 부모님 생신일이나 효도여행일 등 고객이 지정하는 날짜에 적금을 중도해지하는 경우 금리를 우대하며 국내외 패키지 여행 상품을 사는 경우에는 최고 10%의 할인혜택도 제공한다.또 부모님 상해보험을 무료 가입해 주고 월 10만원 이상 자동 이체한 고객에 대해서는 내년 5월중 20명을 추첨해 효도관광 여행상품권도 준다. 보험사들의 ‘실버보험’ 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보험가입 연령을 늘리고,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업그레이드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건강검진 건강컨설팅 등은 기본으로 제공된다. 삼성생명은 리빙케어보험으로 장기간병보험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해부터 가입연령을 확대한 실버케어보장보험을 내놓았다. 치매나 뇌졸중등에 걸리면 간병비를 지급해주며 보험금을 타지 않더라도 평소에 헬스케어서비스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한생명이 지난달부터 판매하고 있는 ‘노후사랑CI보험’은 보험료에 대한 부담과 건강검진의 번거로움으로 치명적질병(CI)보험 가입이 쉽지 않았던 50대 이후의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전용보험이다. 교보생명의 ‘실버케어보험’도 대표적인 실버보험 중 하나. 피보험자가 간병이 필요한 상태가 됐을 때 간병비를 지급하는 것은 물론 가족에게 간병을 위한 컨설팅을 해준다. 또 사전에도 건강 관리 프로그램과 유지 자금까지 지원한다. 이밖에 대부분 보험사들이 노년층의 건강 유지나 간병비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실버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보험전문가들은 실버보험 같은 상품에 가입할 때도 부모님의 생활습관에 맞는 설계와 꼭 필요한 보장을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인터넷보험서비스 업체인 인슈넷에 따르면 실버보험은 일반적인 질병이나 재해를 보장하지만 주로 골절이나 치매ㆍ암ㆍ뇌졸중ㆍ급성심근경색 등 중대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다. 또 기존 질병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으며 가입 전에 건강검진을 받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대체로 보장범위가 제한적이고 보장금액도 미미한 것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부모님의 성별ㆍ건강상태ㆍ생활습관 및 가족력을 감안해야 한다. 부모님이 평소에 운동ㆍ등산 등을 즐긴다면 골절 보장이 중요하고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한다면 중대질병에 대한 보장을 신경써야 한다. 특히 보험료를 환급받는 상품보다는 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싼 순수보장성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험료가 비싼 환급형에 가입했다가 중도에 포기하면 재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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