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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상장사 유보율 '사상 최고'

투자기피, 경영권 불안, 주가관리 압력이 원인<br>올해 삼성 138%P, 롯데 306%P, SK 158%P 증가

이익은 급증한 반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경영권 방어, 주가 관리 등을 위한 현금 비축으로 10대 그룹 상장사의 내부 유보율이 600%에 육박,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다. 롯데와 SK, 삼성, LG의 유보율이 크게 높아졌으며 1천% 이상 기업도 81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의 유보율(자본금 대비 잉여금의 비율)은 593.9%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으며 작년 말의 505.4%에비해 88.5%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조사 가능한 기업 477개사의 평균치인 477.9%에 비해 116%포인트가 높은 것이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의 재무구조가 안정돼 있고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배당 등을 위한 자금 여력이 크다는 의미지만 투자 등 생산적 부문으로 돈이 쓰이지않고 고여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교보증권 기업분석부 박종열 연구위원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데다 갈수록 외국인 주주의 요구로 주가관리 비용이 불어나고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대기업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룹별 유보율은 롯데가 1천753%로 작년 말에 비해 306%포인트가 급등했고, 경영권 방어 홍역을 치루고 있는 SK는 1천124%로 158%포인트가 높아졌으며, 삼성도 987%로 138%포인트 상승했다. 조사대상 477개 상장사 가운데 유보율 500∼1천% 미만이 114개사였고 1천% 이상도 81개사나 됐다. 올해 유보율 증가폭은 SK텔레콤(1천807%P)이 가장 높았고, 롯데칠성음료(1천502%P) 롯데제과(1천224%P), 태광산업(1천80%P), 엔씨소프트(813%P), 남양유업(715%P),삼성전자(562%P), 텔코웨어(433%P), 포스코(405%P), 롯데삼강(364%P),삼영(331%P)등의 순이었다. 또 유보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태광산업으로 2만5천34%였고, SK텔레콤(1만5천18%), 롯데칠성음료(1만2천120%), 롯데제과(1만2천113%), 남양유업(1만302%), 영풍(5천756%), 고려제강(5천286%), BYC(4천787%), 케이씨티시(4천610%), 대한화섬(3천854%) 등이 뒤를 이었다. 교보증권 박 연구위원은 "쌓여있는 기업들의 돈을 투자로 돌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며 경영권에 대한 불안도 씻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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