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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SEN] ‘100년만의 역전’...보험업계, 은행 수익 앞질러




(앵커)

우리나라 금융 역사 100년 만에 보험사 순이익이 은행권을 앞질렀습니다. 보험사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기 보다는 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 은행권의 퇴보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정훈규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100여년의 국내 금융권 역사에서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금융시장의 절대 강자인 은행권이 만년 2등 업종이었던 보험사보다 순이익을 더 못 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경남·광주·대구은행 등 지방은행, 농협·산업·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합친 국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6조2,000억원이었습니다.

반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25개 생명보험사와 삼성·동부화재 등 31개 손해보험사를 합친 56개 보험사는 지난해 1~3분기에 5조1,000 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였습니다. 4분기에 지난해 분기별 최하 실적인 1조5,000억원의 순익만 달성하면 지난해 순익은 6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은행권 순이익을 넘어서게 됩니다.



이러한 역전 현상에는 보험사의 순이익 증가보다 은행권의 순이익 감소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2005년까지만 해도 은행권의 순이익은 13조6,000억원에 달했고 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3,000억원에 그쳤습니다. 불과 10년 만에 순이익이 은행권은 절반으로 줄고, 보험사는 두 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은행권은 수익의 90% 이상을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수년간 계속된 저금리 추세로 이자 마진이 줄면서 순익이 급격히 줄어든 것입니다. 더구나 유망 중소기업 발굴을 소홀히 한 채 대기업 대출에만 치중한 나머지 STX그룹, 쌍용건설, 동양그룹, 동부그룹 등의 부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보험사들 역시 저금리 환경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일찍이 역마진 리스크 관리를 시작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올해 이후에도 은행의 ‘수모’가 계속될 것이란 점입니다.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이자마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정부가 가계대출 부실 우려에 따라 올 초 2%대 장기 고정금리대출상품을 내놓은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 시켜 줄 환경 변화는 기대하기 힘든 형편입니다. 해외진출은 물론 투자자문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원 개발을 위한 은행권의 자구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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