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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밸리는 지금] "다시 시작" 새희망 싹트고 있다

지난 5일 새벽 1시. 선릉역 파라다이스 벤처타워빌딩 11층. 한쪽에서는 책상과 컴퓨터를 정리하느라 일손이 모자라고 다른 쪽에서는 연구원들이 새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다.서울 구의동에서 이달 테헤란밸리로 입성, 내부공사를 하고 있는 이비즈니스 솔루션업체 아이비젠(대표 김진우)은 새로운 희망과 도전으로 뭉쳐 있다. 남들은 '테헤란밸리'는 없고 '테헤란 거리'만 남았다며 사라진 벤처정신을 비웃고 있지만 아이비젠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각오로 테헤란밸리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검색포털 사이트로 유명한 NHN(이전 네이버). 테크노마트 등에 2개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만 본사와 합치기 위해 다음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으로 이사, 테헤란밸리에 입성한다. 국내 벤처산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있는 테헤란밸리에 위기의식이 팽배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싹과 희망은 계속 움트고 있다. ◇희망의 싹은 계속 계속 피어난다. 벤처기업 입주컨설팅 업체인 아이리츠의 권오상 이사는 "벤처 게이트와 창투사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벤처환경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우수 벤처기업들이 속속 테헤란밸리로 들어오며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고 있다"며 "테헤란 밸리는 퇴출과 진입이 원할히 전개되며 도약을 위한 내부정비를 다지고 있는 것이지 결코 공동화 과정을 걷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치동 메디슨 벤처타워 빌딩을 310억원에 사들여 화제를 일으켰던 코어세스, 삼성동 현대백화점 건너편 삼익건설 빌딩을 220억원에 매입한 지나월드, 강북 국제센터에서 강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이전한 삼일인포마인 등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분야가 주류를 이루었던 테헤란밸리에 제조중심의 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과 함께 수익을 내는 제조업체들이 테헤란밸리의 새 주인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셈이다. 테헤란밸리 평당 임대료는 350만~400만원으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테헤란밸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리츠 권이사는 "분당, 수서, 구로 등으로 나갔다가 다시 테헤란밸리에 사무소를 여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강남에 몰린 거래처 때문에 업무협조를 원활히 할 수 있고 신기술과 제품에 대한 최신 정보가 많아 테헤란밸리는 여전히 메리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비젠은 사업부를 통합하면서 업무효율을 꾀한 경우. 본사는 강남역, 개발과 사업본부는 구의동에 있었는데 건물이 떨어져 있다 보니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시간소요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아이비젠 전영식부장은 "엔화 차입 12억원과 자체 자금으로 아예 벤처타워에 입주했다"며 "내년 코스닥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테헤란밸리 창투사 및 컨설팅업체와의 등록업무도 원활히 전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할한 진입과 퇴출로 경쟁력 강화 테헤란밸리가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는 이면에는 자리를 떠야하는 기업들의 아픔도 공존한다. 온라인 게임업체인 A사는 마땅한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못해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교 벤처보육센터로 이전했고 이비즈니스 업체인 I사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테헤란밸리에서 물러났다. 기업 매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인수합병 회사인 U사 관계자는 "대형 인터넷업체를 비롯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테헤란밸리 입주업체들이 회사를 팔려고 매물로 내놓고 있으며 일부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건물과 오피스빌딩 등을 매각해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테헤란 밸리의 대표적인 창투사인 KTB네트워크와 한국기술투자 등 대형 벤처캐피털이 잇따른 벤처게이트로 지난 달부터 투자활동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하면서 추가 펀딩이 어려운 벤처기업들의 테헤란밸리 퇴출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헤란 밸리에서도 확고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에 시장원리에 따른 자정작업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KTB네트워크 김한섭 상무는 "지금 테헤란밸리는 벤처기업의 입성과 퇴출이 가속도를 내면서 반복하는 모습이지만 정부의 벤처ㆍ코스닥정책에 대한 윤곽이 잡히면 투자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외부로 밀려난 업체들이 다시 테헤란 밸리로 진입하기 위해 와신상담하고 있는 것은 테헤란밸리 기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정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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