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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대란' 2015년 조기 현실화 우려

저출산·고령화 속도 예상보다 빠른데도<br>국민연금 개혁법안 3년째 국회서 표류<br>나머지 3개도 반신불수 상태 '허송세월'



연금의 재정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연구기관은 물론이고 정부, 심지어 수급자들도 연금구조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노인 수급자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뜩이나 문제 투성이인 연금구조에 심각함을 더해준다. 잠재성장률이 3~4%로 빠르게 내려앉는 상황에서 젊은 층은 세금에다 노인부양을 위해 소득의 상당수를 연금으로 납부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셈이다. 윤석명 국민연금공단 연구위원은 “오는 2015년께부터는 우려했던 연금폭탄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연금개혁은 지지부진하다. 국민연금 개혁을 목표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3년째 서류더미에 묻혀 있다. 4대 공적연금 모두 제대로 된 개혁방안 없이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ㆍ고령화, 고조되는 연금재앙=지난 2003년의 장래인구 추계 자료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국민연금은 2040년부터 적자가 발생한다. 2060년대부터는 돈을 내는 사람보다 연금 수령자가 더 많은 기형 구조가 예상된다. 인구 추계상 18~64세 인구의 노인(65세 이상) 부양비율은 2002년 현재 11.7%. 이 비율은 2030년 37.3%, 2040년 54%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민연금은 2036년부터 적자가 시작돼 2060년대부터는 운영조차 못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낙관적인 분석이 돼가는 양상이다. 저출산ㆍ고령화는 정부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연금 수급자가 2년 만에 50% 이상 늘어난 데 이어 2010년에는 1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2005년 고령자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유년인구(0~14세)를 추월하는 시기가 당초 2019년에서 2년 앞당겨진 2017년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14% 이상)도 1년 당겨질 것으로 추정된다. 연금제도를 그대로 놓아두면 2040년대 후반에는 소득의 30%, 2070년에는 40% 정도를 연금보험료로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4대 공적연금, 반신불수 상태=공무원ㆍ군인연금은 60년대 초, 사학연금은 74년, 국민연금은 88년부터 도입됐다. 공무원ㆍ군인연금은 세금지원 없이는 당장 무너질 판국이다. 국민ㆍ사학연금은 상황이 나은 편이나 재정고갈 위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한마디로 ‘반신불수’다. 문제는 고령화ㆍ저출산 등의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현 연금 시스템으로는 4대 공적연금이 식물인간 상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적연금 구조는 고성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는데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 같은 시스템을 받쳐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가 대표적인 예.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 시스템 하에서는 납부한 돈에 비해 나중에 받는 돈이 수익률로 놓고 보면 2~8배에 이른다. 공적연금 보험료율은 9%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평균 보험료율 17.5%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받는 돈은 일본ㆍ캐나다 등 선진국과 별 차이가 없다. 이는 공무원ㆍ군인ㆍ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도 다르지 않다. 남재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금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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