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명. 지난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늘어난 시간제 일자리, 이른바 '파트타임 잡' 종사자 숫자다. 같은 기간 늘어난 임금 근로자 4개 중 1개가 이 같은 시간제 일자리였다. 증가율도 119%로 정규직에 비해 네 배가량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렇다 보니 실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실제 구직자가 느끼는 체감 실업률은 훨씬 높은 현상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고용지표의 허상이다.
15일 통계청의 '고용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시간제 일자리는 203만2,000명으로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시간제 일자리란 비정규직 중에서도 1주에 36시간 미만을 근무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근로형태별 부가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3년 시간제 일자리는 92만9,000명이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11년이라는 기간 동안 두 배가 넘게 늘었으며 6%가량에 불과했던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비중도 10%를 돌파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늘어난 전체 임금 근로자 중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고용지표의 허상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전체 임금근로자는 2014년 8월 기준으로 2003년 대비 462만7,000명이 늘었다. 이중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3.8%다.
고용률과 실업률은 고용시장이 좋다고 가리키는 데도 실제 고용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이들이 매번 허탕을 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체감 실업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노동저활용지표는 공식 실업률에 비해 훨씬 높다. 고용보조지표는 실업자에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시간제 근로자, 잠재 경제활동인구를 더한 수치를 경제활동인구와 잠재경제활동인구의 합으로 나눈 지표다. '사실상 실업률'로 더 널리 알려진 이 노동저활용지표는 지난해 12월 기준 11.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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