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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의 여행칼럼] 東京의 老鋪紀行
입력1998-09-30 18:20:00
수정
2002.10.22 12:41:39
100년이나 200년에 걸쳐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전통을 지키는 일이자, 나라를 이끄는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일본에는 이러한 점포들이 많다. 그래서
「일본의 노포(老鋪) 100선」「도쿄(東京)의 노포 50선」이라는 책을 통해 부채·칼·단팥죽·기모노·두부등 대를 잇는 점포를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달 일본국제관광진흥회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했는데, 그때 도쿄에서 오래된 점포를 둘러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그중 세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200년 전통을 자랑하며 전통예능인이 주고객인 전통버선집인 「오노야」. 6대인 아버지가 제작을 맡고 7대인 아들이 경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데, 아들은 뉴햄프셔대 MBA를 마친 수재로 유명대기업에 근무하다 가업을 이었다.
이곳은 90년된 목조건물로 한여름에도 선풍기에만 의존해야 한다. 버선을 만들기 위해 실뽑는 것부터 재단·재봉·주름잡기·다림질·포장까지 땀흘리며 수작업하는 모습이 무척 정성스럽다. 단골 버선본은 일일이 보관하고 있다.
다음은 쓰쿠다니를 만드는 「다나카야」. 쓰쿠다니는 일본의 기본적인 밑반찬으로 무·다시마·멸치·새우등을 조린 것이다. 값이 비싼 편인데도 지방에서까지 주문이 끊이지않으며, 전화나 주문서로만 주문을 받아 『뭐 주세요』란 소리를 들을수없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집의 역사를 270년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양자인 에비하라가 거의 모든 조림을 만들고 있는데, 부모가 일한 것이 인연이 돼 7번째 대를 잇게 됐다. 맛의 비결은 조미료를 쓰지않고, 간장과 설탕, 불의 강약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미다카와강(江)의 유람선을 바라보며 먹는 장어맛이 일품인 마에카와(前川)역시 250년의 전통을 지녔으며, 누구든 예약을 해야한다. 장어를 잡는것부터 요리와 마지막 점검까지 오하시 시장이 직접하는데,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는지 마디마디 굵고 굽어진 손을 보며 제1의 장어집이란 명성이 저절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알수있었다. 양념의 노하우와 함께 사장의 이런 정성이 맛을 내는 비결일 것이다. 현재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중인 외아들이 가업을 이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은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당연히 가업을 이어야한다고 생각하며, 대량생산이나 지점을 내지 않는다. 도쿄의 화려함 뒤엔 이런 정신이 있기에 오늘의 일본이 있는 것같다. 100년된 집도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현실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진다. 【한국여행문화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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