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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라이벌 자본인 J트러스트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격돌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아주캐피탈 인수전이 J트러스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프로의 경우 이번 인수전에 임하는 자세 자체가 절실하지 않았던 만큼 승패가 났다는 표현 자체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두 자본의 진정한 승부는 이제 갓 발을 디딘 저축은행의 안착과 카드 등 2금융권의 신규 사업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 다툼까지…라이벌 넘어 앙숙으로=두 업체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일본계 자금으로 출발해 대부업으로 한국에 진출, 저축은행을 인수하기까지 판박이 같은 길을 걸어온 만큼 J트러스트와 러시앤캐시는 유난히 충돌이 잦았다.
둘의 악연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에서 규모 5위의 대부업체인 다케후지 인수전에 뛰어든 두 회사 가운데 7개월의 오랜 작업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자회사인 A&P파이낸셜이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다케후지를 가져간 쪽은 J트러스트였다.
당시 러시앤캐시가 법정최고이자율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고 연이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인수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훗날 검찰이 러시앤캐시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인수전은 이미 마무리된 상태였다. A&P파이낸셜은 J트러스트에 계약금 반환 소송을 걸었고 송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양사의 갈등은 국경을 넘어 한국에서 연장전을 치르고 있다. 대부업에서 벗어나 저축은행 진출을 원했던 J트러스트와 러시앤캐시는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가교 저축은행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에 선수를 친 쪽은 J트러스트였다. 2012년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친애저축은행을 출범시켰고 올해 SC저축은행을 인수하기까지 큰 잡음 없이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
러시앤캐시도 이에 뒤질세라 저축은행 인수에 도전한 지 무려 6년 만에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 7월 OK저축은행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인수 조건을 놓고도 말이 많았다.
당국이 러시앤캐시에는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대부 자산을 40% 삭감하고 최고 금리를 법정최고금리(34.9%)보다 낮은 29.9%로 유지할 것을 지시한 반면 J트러스트도 인수 당시 계열사로 대부업체를 갖고 있었는데도 이 같은 조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앤캐시는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한 반면 J트러스트 측은 "J트러스트는 대부업이 아닌 일본 자회사인 KC카드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같은 조건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며 항변했다.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저축은행을 인수한 러시앤캐시와 캐피탈과 대부업·저축은행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J트러스트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6월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하는 등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자산 규모 1조3,800억원의 J트러스트는 6조4,189억원의 자산의 아주캐피탈 인수를 마무리하면 2조2,070억원 규모의 러시앤캐시보다 4배 큰 금융 그룹으로 단숨에 도약한다.
7월 문을 연 OK저축은행은 'OK'를 외치면 우대 금리를 주는 상품과 태권브이를 내세운 TV 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르면 연내 자산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특히 최윤 아프로그룹 회장은 배구단 운영과 골프대회, 대규모 장학재단 등을 통해 사회적 공헌의 이미지를 꾸준히 쌓고 있다는 점이 무기다. 이를 통해 "일본 자본이 아니라 한국자본(Original Korean)"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차후 카드업 등에 진출하는 등 장기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와 금융당국의 시각에는 관심과 우려가 교차한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일본계 자금들의 국내 활동을 보면서 국내 업체들에도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면서도 "대부업체의 영업방식을 계속 고수하는 것 같아 우려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에서도 "외형이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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