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짜파구리’ 신드롬에 힘입어 올 상반기 국내 라면 시장에서 짜파게티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이는 ‘모디슈머’의 활약으로 혼합 라면이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디슈머란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로 기존 요리법에서 벗어나 개인별 기호에 따라 새로운 조리법을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계층을 일컫는다.
23일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올 1~6월 농심 짜파게티는 725억원의 매출을 올려 농심 신라면에 이어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짜파게티가 1984년 출시 이후 안성탕면(1983년 출시)을 제치고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짜파게티와 농심 너구리를 혼합한 조리법이 소개되면서 ‘짜파구리’ 열풍이 분 덕분이다.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 2개 제품의 상반기 판매액은 1,3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나 신장했다.
오뚜기는 진라면과 참깨라면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시장점유율 2위 를 유지하며 삼양과의 경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라면시장의 올 상반기 점유율은 농심이 지난해보다 4.8% 포인트 오른 67.7%, 오뚜기가 2.1% 포인트 오른 13.2%를 기록했고 삼양(11.0%)과 팔도(8.1%)가 그 뒤를 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비빔면 시장에서도 골빔면(캔골뱅이+비빔면)과 참빔면(캔참치+비빔면) 등 두 가지를 섞은 라면 메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너구리와 떡볶이를 결합한 ‘너볶이’,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를 함께 끓인 ‘오파게티’, 사천짜파게티와 순한 너구리를 조합한 ‘사천 짜파구리’도 모디슈머 레시피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레시피를 제안함으로써 요리에 대한 재미와 함께 매출과 제품충성도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라며 “최근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스팸뽀글이(스팸+봉지라면), 붐플레이크(건빵+우유) 등의 이색요리가 소개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이 같은 모디슈머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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