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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일산 킨텍스 진입로 앞. '행사장이 매우 혼잡하니 아산포 IC를 이용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롯데백화점이 일산 킨텍스에서 23~26일 나흘간 진행한 출장세일 '블랙 슈퍼쇼'에 인파가 몰리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된 까닭이다. 이날 행사 시작 전 200명 이상이 줄을 서고, 차량 4,262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이 만차되는 등 1만3,000㎡(3,932평) 규모의 초대형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 불황에 메르스까지 겹쳐 시름을 앓던 백화점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출장 떨이 세일'과 대규모 명품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꼭 닫아왔던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26일 롯데백화점이 23일부터 25일까지 블랙 슈퍼쇼 매출을 집계한 결과 3일 만에 85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방문객 수만 64만명에 달하며 세일 전체 목표인 60억원을 사흘만에 넘어섰다. 지난 4월 1회였던 세텍 출장세일을 뛰어넘는 소비자 반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50~80% 할인한 운동화는 하루 1,000켤레 이상 팔렸고, 생활가전과 잡화, 골프, 아웃도어도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예년보다 보름 정도 앞당긴 '명품 대전'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23~25일 본점에서 진행한 이번 행사는 40~50대 고객이 몰리면서 작년 행사 때보다 매출이 52.9% 증가했다. 아르마니·마르니 계열의 전통 명품 브랜드 실적이 좋아고, 프로엔자슐러·알렉산더왕 등 100만원 이상 고가 핸드백과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한 닐바렛·드리스반 노튼 등의 매출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도 웃었다. 같은 기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의 '해외패션 스페셜 세일'이 사흘 만에 목표치를 32.4% 초과 달성한 것. 24일부터 압구정본점에서 진행한 '해외패션 위크엔드 스페셜' 성적도 작년보다 21.3%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을 찾는 고객이 지난주보다 1.5배 늘어났다"며 "코치·휴고보스 등 명품 매출이 평상시보다 1.5~2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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