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다음카카오(035720)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부진한 실적과 신규 서비스 난항으로 기대감이 꺾이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규제 이슈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4.68%(6,300원) 하락한 12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3만원선이 무너졌다.
이달 들어 꾸준히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에 더해 지난 9일부터 외국인마저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에만 기관은 56억원, 외국인은 47억원을 팔아치웠다.
다음카카오 주가는 재상장 후 7.84% 하락했고 합병 기대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8월20일(18만3,100원)에 비해서는 30%나 떨어진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용 증가와 기대감 대비 부진한 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 대박을 이을 신규 서비스로 꼽혔던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확보가 더디고 뱅크월렛카카오는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력사업 중 하나인 광고사업의 부진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3·4분기 실적을 보면 카카오 광고 매출 성장이 전 분기 대비 3.7% 떨어졌다"며 "4·4분기에도 수익성 정체가 예상돼 시장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합병 이후 계속해서 규제 이슈에 휘말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됐다. 카카오그룹 서비스를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해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앞서 다음카카오는 합병 직후 사이버 감청 논란에 휘말리면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하지만 규제 이슈가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연이은 규제문제가 단기적으로는 광고사업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트래픽만 유지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규제 이슈로 인한 카카오톡의 가입자 이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10월 사이버 검열 논란 후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이탈하면서 국내 텔레그램 사용자가 5만명 수준에서 200만명으로 급증했지만 이후 지속 줄어들면서 11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120만명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톡 이용자는 2,900만명으로 논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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