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월街 시스템위기 또 오나
입력2002-07-11 00:00:00
수정
2002.07.11 00:00:00
■ 금융불안 급속확산잇단 회계부정 주식투매·외국자금 이탈가속
뉴욕 금융시장에 시스템 위기의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들이 지난 상반기 실적이 부진하자 투자자들의 자금상환 요구에 대처, 보유주식을 대량 매각하고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팔아 현금을 보유하는 바람에 뉴욕증시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해외투자가들은 미국기업들의 부정에 실망, 뉴욕증시를 탈출하면서 미 달러화가 연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지난 80년대 저축대부조합(S&L) 부정, 98년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건 때의 시스템 위기가 경제사건에서 촉발됐다"며 최근의 기업범죄가 마켓시스템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10일 심리적 저항선인 9,000포인트가 무너졌고, S&P500지수는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증시 연일 폭락의 심리적 배경은 퀘스트ㆍ머크 등의 기업회계 부정이 끊이지 않고 상장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불안감이 가중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증시가 저점을 형성하지 않고 한없이 추락하는 것은 뮤추얼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자금상환 요구에 대응, 막대한 물량의 주식을 시장에 쏟아내기 때문이다.
경제뉴스 채널인 CNBC에 따르면 월가에는 푸트남 등 주요 뮤추얼펀드들이 일반투자자들의 401(k) 등 은퇴연금 상환 마련을 위해 보유주식을 대량 매각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 미국 뮤추얼펀드의 수익은 뉴욕증시 하락으로 평균 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들은 지난 2년반 동안 손해를 본 후 이젠 증시에 염증을 느끼고 발을 빼고 있으며 이 현상이 최근 증시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전문지 머니펀드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한 금액이 21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해외투자가들의 월가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미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 117엔대로 떨어졌고 며칠 내에 유로화와 1대1 등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갈 곳 없는 막대한 유동성이 채권과 금 등 안전한 금융상품으로 이동하면서 미국 국채(TB) 가격은 97년 아시아 위기 때처럼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97년 아시아 위기, 98년 LTCM으로 인한 금융시장 시스템 위기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하고 월가 투자은행들이 구제금융을 제공함으로써 해결됐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는 미국기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고 FRB가 동원할 금리 수단이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