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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답을 찾아라."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 현장경영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올해부터 매월 한 차례씩 지방 사업장을 찾아 현장 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한 후 이를 실천하고 있다. 방 사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21~22일과 27~28일 울산공장과 대전연구소를 찾아 현장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예정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서울 본사뿐 아니라 지방의 생산현장 직원들도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도록 CEO가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화업계 CEO들이 현장경영에 적극 나선 것은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제품 경쟁력 확보의 원천이 생산현장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경우 현장 직원들과 하룻밤 지새우며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17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여수공장을 방문해 화학 전 계열사의 생산시설을 점검한 뒤 공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 회장이 새해 초부터 잇따라 지방 생산공장을 찾는 것은 '화학회사의 최우선 순위는 생산현장'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박 회장은 생산공장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현장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소통하는 시간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울산과 인천 등 지방 사업장에서 임원회의를 열 만큼 현장경영에 열성적이다. 성 사장은 각종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직접 해당 사업장으로 내려가 보고를 받으며 현장을 꼼꼼히 챙긴다. 특히 그는 평사원들과도 수시로 식사를 같이하는 '번개'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로 직원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이 밖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새해 초부터 충남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을 잇따라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봤으며 지난해 말 LG화학의 신임 CEO가 된 박진수 사장 역시 새해 첫 행보로 여수와 대산공장 방문을 택했다.
정유업계 CEO들도 연초부터 현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세르 알 마하셔 S-OIL 대표는 지난달 10일과 31일 잇따라 울산공장으로 내려가 고도화설비를 비롯한 생산시설과 제품 출하 부두, 조정실, 기술연구소 등을 종일 누비고 다녔다. 그는 직원들에게 안전을 당부하며 "창의력과 도전정신으로 어려운 경영 여건을 이겨나가자"고 독려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도 새해 들어 매주 한 차례씩 대산공장을 찾아 착공 중인 윤활기유 공장을 비롯한 신사업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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