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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이어주는 '한지'의 평화

故 이항성 추모전 내달1일부터올해로 타계 5년째를 맞은 이항성(李恒星ㆍ1919-1997) 화백을 추모하는 전시회가 '평화'라는 제목으로 서울 종로구 평창동 2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항성의 작품세계는 한지를 통해 고도화된 서정적 가치를 창조하고 평화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다. 작품의 근저에 깔린 짙은 전통정신과 독특한 작업방식은 말년에 이르러 그 누구도 표현해내지 못했던 독특한 미학을 선보였다. 사실 작가는 1970년대 초 프랑스로 건너간 후 30여년을 그곳에서 줄곧 활동한 때문인지 국내에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고인은 1950년대 전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화교육출판사'를 설립하여 '서양미술사'등 4권을 발행했고, 최초의 미술월간지 '신미술'을 발간하는 등 한국의 초기 미술교육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이다. 이번 유작전에는 '생명의 빛', '평화의 념', '동방의 빛' 등 대표작 40여점이 출품되는데 모두가 국내 미공개작이다. 한지작업을 주로 해온 이 화백은 한국적 정신성을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라는 시공을 뛰어넘어 재해석한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한지를 잘게 찢어 캔버스에 붙인 뒤 먹과 유채로 화면을 재구성하고 다시 한지를 뒤덮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는 이런 기법으로 새, 화초, 상형문자 등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다. 화면의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뻗치는 힘의 확산과 응축은 동양적 신비를 껴안음은 물론 그가 평생 추구해온 주제인 '평화'를 강렬하게 관철시키고 있다. 문의 (02)720-1020. 이용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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