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4%는 가능하다’고 자부하던 정부의 낙관론이 3%대 후반이란 현실을 인정했다. 당초 5%를 내다봤던 정부로서는 다시 한 번 수정한 4%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불과 0.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지만 4%대와 3%대의 차이는 무시하기 힘들다. 20일 변재진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은 “지금 시점은 3ㆍ4분기가 거의 지난 상황으로 현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을 3.8%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3ㆍ4분기가 거의 지난 상황이라서 최종 성장률 수치에 전망이 있더라도 오차가 0.1%포인트 이내라는 것. 분기별로는 올 상반기 3.0%에 이어 3ㆍ4분기 4.4%, 4ㆍ4분기 4.7% 등 하반기는 4.5%로 전망됐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이 “올해 성장률이 4%를 웃돌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날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성장률 저하에 대해 “유가가 10%만 올라도 성장률이 0.2%포인트가량 떨어지는데 상승률이 40% 가까이 됐다”며 “여기에 환율 하락폭도 11% 가까이 이르러 성장률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치솟는 유가 등 대외변수를 감당하기 힘들다 보니 성장률이 기대한 수준에 못 미쳤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수회복 속도가 당초 정부가 예측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다 보니 실질성장률 둔화를 피할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내년이다. 기획처는 내년에는 본격적인 내수회복에 힘입어 5% 수준의 성장이 가능하고 오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대내외 여건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4%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도별 성장률은 2007년과 2008년은 각각 4.9%, 2009년은 4.8%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 운영 방침에 따라 더 나은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즉 노동공급 확대 및 인적자본 육성, 투자활성화, 생산성 제고 등의 정책들이 성공하면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정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2007년과 2008년은 각각 5.3%, 2009년은 5.2% 수준에 이른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아직까지 내년 이후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올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경우 다시 한 번 낙관론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고 관측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의 경우 4ㆍ4분기가 남아 있지만 내수회복세가 급격하게 오르지 않거나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점이 우려된다”며 “내년 역시 이 같은 대외변수의 영향력이 큰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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