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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지분 팔면 1000억 안팎 챙길듯

■ 거래소, 지주사 전환 후 상장… 거래소 IPO 수혜주는

상장차익 환수로 기금 조성

활용안 놓고 주주갈등 예상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거래소의 주요 주주인 국내 증권사들의 지분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 거래소의 성공적 상장 이후 증권사들이 보유지분을 현금화할 경우 평균 1,000억원 안팎의 수익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거래소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증권사와 선물회사들은 거래소 지분의 8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거래소 자기주식(4.62%)과 중소기업진흥공단(3.03%), 한국증권금융(2.12%), 금융투자협회(2.05%) 등 증권 유관단체들이 갖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상장하면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마다 평균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현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래소의 총자본금은 1,000억원이지만 현재 주당 가치가 13만~14만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소의 현재 가치는 3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자금여력이 좋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더 큰 수혜가 예상된다. 최소 1,000억원가량으로 예상되는 상장차익이 유입되면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거래소 지분가치와 시가총액의 차이가 크지 않은 증권사의 경우 거래소 상장이 대주주의 청산 욕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 인수합병(M&A)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소가 상장을 통해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증권사들의 지분가치도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들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그동안 거래소가 독점으로 상장차익 일부가 누적된 만큼 상장차익 전부를 기존 주주들이 가져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별도의 논의기구를 만들어 상장 차익의 환수 규모와 공익재단 설립 등 활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지난 2007년 IPO 추진 당시에도 상장차익의 일부인 3,700억원을 공익기금으로 조성해 자본시장발전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상장차익에 대한 환수 규모에 따라 증권사들이 실제 손에 거머쥐는 자금의 액수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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