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지호 경제연구원 차장 등은 '중기의 해외진출 시 애로사항 및 금융 부문에서의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의 대출액에서 무역금융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의미 있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3,339개(2011년 말 기준)의 무역금융대출을 받은 수출 중기를 분석한 결과 전체 대출액에서 무역금융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나면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0.28%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 차장은 "조사 결과 올 4월 현재 한은의 무역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중기는 0.25~0.64%포인트의 대출금리를 감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차장은 이어 "내수부진이 계속되고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의존도가 낮아져 중기가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엔저로 수출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국제 금융규제 강화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증액을 앞두고 군불을 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증액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정부의 경기부양을 지원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다는 비판인데 실증 분석 보고서를 공개해 향후 한도를 증액했을 때의 비난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차장은 "의도가 있어서 보고서를 냈으면 관련 부서인 통화정책국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정책 추진에 있어 의도를 갖고 보고서를 낸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은은 무역금융 프로그램 한도를 지난해 4월 7,5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2배 늘렸다. 기준대출금리도 연 1.25%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1조5,000억원의 프로그램 한도는 모두 소진된 상태며 시중은행에서 이 프로그램을 끼고 나간 대출 잔액은 11월 현재 약 8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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