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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반도체] ALD사 제소.. 평가 부당성 집중공략 우회전술
입력1998-12-27 00:00:00
수정
1998.12.27 00:00:00
LG그룹이 반도체 빅딜 경영주체 선정과 관련, 아서 디 리틀(ADL)사 평가의 부당성을 공박하는등 적극 대응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반도체 빅딜에 반대하거나 정부의 의지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ADL의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부분을 집중 공박하고 있다. ADL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반도체 통합방안은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양동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LG측이 강구하고 있는 양동전략은 ADL의 부당성을 제소하면서 일단 시간을 벌어놓은 다음 정부측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LG측은 최악의 경우 금융제재까지 감수하면서 정부측과 정면 대응할 뜻도 내비치고 있다. 현재로선 정부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고 ADL 평가의 부당성을 지적, 시간을 끌면서 나름대로 실익을 챙기려는 모습이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정면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기업인이 정부측과 정면 대응하는 것은 사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LG측이 ADL의 평가결과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28일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인 채권단회의를 앞두고 LG와 현대, 금융당국간에 어떤 식으로든 유리한 타협점을 찾기 위한 전술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도 27일 『반도체 빅딜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며 『LG그룹은 ADL의 평가과정에 깊숙이 관여해왔으며 LG반도체를 현대전자로 합치도록 한 ADL의 평가결과는 차질없이 그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말해 통합주체 선정을 기정사실화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도 『반도체 빅딜은 애초부터 재계에서 합의한 사항인 만큼 재계가 자율적으로 조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중재에 나설 뜻은 없음을 시사했다. 채권단과 재계가 알아서 반도체 빅딜을 마무리하라는 주문이다.
현재 LG반도체는 ADL의 평가보고서에 대해 『객관적으로 재검토한 결과 LG반도체가 15개 평가항목 가운데 10개 항목에서 LG가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하며 법적대응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ADL은 이에 대해 『LG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며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아예 결론을 도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ADL이 자신의 명성을 걸고 평가한 것』이라며 ADL의 평가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또 LG측이 주장하는대로 각 평가항목에서 LG반도체가 객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그동안 ADL의 평가를 거부해왔던 이유를 설명하기가 쉽지않은 실정이다.
◇LG의 주장=LG반도체는 26일 『ADL 평가보고서는 평가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평가기준의 상호합의를 일방적으로 거부했고 평가과정에서도 D램 전문가를 한 명도 투입하지 않은 한편 왜곡된 자료사용하고 자의적 해석을 남발하는 등 지극히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보고서』라며 이에 대한 반박보고서를 내놓았다.
LG는 이 보고서에서 ADL의 15가지 평가항목중 재무건전성 투자수익성 자산 활용능력 신공정 기술수준 차세대 신제품 개발기술 신생산시설 수준 투자시기 적절성 제품구성비율 생산원가 효율성 연구개발전문인력 등 10개 항목에서 LG반도체가 앞서있다고 주장했다.
LG는 또 자금조달능력 주요고객 구성 연구개발 활동 지적재산권보유 규모의 경제성 등 5가지 항목도 양사가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LG의 이 보고서는 재무건전성 신공정 기술수준 신생산시설수준 투자시기 적절성 제품 구성비율 주요고객구성 지적재산권 보유 연구개발 전문인력 등 8개 항목에서 현대전자가 우세하다는 ADL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LG는 특히 재무건전성, 투자수익성, 자산활용도 등 3가지 평가항목에 대해 『현대전자는 98년 9월말 추정치를 사용하고 LG반도체는 98년 상반기 공시자료를 사용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아 공정한 맞비교가 불가능한데도 마치 공정한 비교인 것처럼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LG에 대해서는 전사(全社) 재무제표로부터 자의적으로 반도체 사업무문추정자료를 작성했고 현대에 대해서는 현대가 제출한 자료를 사용해 형평성에 위배되며, 자산활용도에서도 순자산가치 분석이 배제되는 등 평가기준도 적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신공정 기술수준 항목에 대해서도 『모든 공정기술이 종합된 웨이퍼장당 칩수의 비교가 업계의 상식이고 객관적인 지표인데도 원판사이즈, 공정수, 마스크수 등 단편적인 지표로 판단했다』면서 『LG반도체는 12월 현재 64메가D램의 웨이퍼 장당 칩수가 435개로 세계 최고수준이므로 기술력에서 월등히 우수하다』고 지적했다.
◇ADL 반박=ADL은 『지난 24일 내놓은 반도체 평가보고서는 공정하고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반도체 평가보고서가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는 LG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ADL은 15개 평가항목에 대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LG측의 주장을 검토했으나 『이미 내린 결론에 크게 영향을 줄만한 것은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ADL은 특히 『반도체 통합이라는 엄청난 사항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인데 ADL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쓸데없는 평가를 내릴 이유가 없다』면서 『확실한 증거가 없었으면 아예 답을 안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L은 또 LG가 내놓은 반박보고서에 대해 평가보고서를 LG가 수령하지 않았기 때문에 LG가 분석한 ADL평가보고서의 진본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며 LG는 평가보고서 진본을 수령하고 이를 토대로 이의가 있으면 정식으로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L은 이와 함께 평가보고서의 내용이 막판 바뀌었다는 소문에 대해서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100년이상의 전통을 가진 ADL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이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컨설팅 계약당사자가 현대전자뿐이므로 평가결과는 현대에만 보내었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도체통합은 국가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금융감독위원회, 산자부, 전경련 등에 보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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