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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이 지난 5월 사상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외화유동성 사정이 좋은 만큼 외환보유액은 조만간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외환보유액은 2,267억7,000만달러로 4월보다 142억9,000만달러 늘어나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월중 증가폭은 외환보유액을 현재 기준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대다. 외환보유액은 3개월간 252억3,000만달러 증가하면서 지난해 9월 2,396억7,000만달러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것은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의 초강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크게 늘어난데다 시중에 공급했던 외화유동성자금을 회수했고 보유액의 운용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지난달 달러화 대비 각각 7%와 9% 이상 절상됐다. 하근철 한은 국제기획팀 차장은 “한은 자체 자금으로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와프거래를 통해 공급한 자금 가운데 5월에 만기가 돌아온 53억달러 중 47억달러를 회수했으며 정부도 상당액을 회수했다”며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은행의 외화조달 확대 등으로 국내 외화유동성 사정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은행 등으로부터 약 30억달러의 외화자금을 회수했다. 이 같은 분위기상 외환보유액은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하 차장은 “대외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은행권 외화조달 사정이 개선되고 있어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조만간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300억~2,400억달러 수준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1조9,537억달러(3월 말 기준) ▦일본 1조115억달러 ▦러시아 3,839억달러 ▦대만 3,047억달러 ▦인도 2,517억달러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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