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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한준호 중소기업청장
입력1999-10-18 00:00:00
수정
1999.10.18 00:00:00
이 뿌리가 잘 자라도록 돕는 곳이 바로 중소기업청이다. 네번째로 중소기업청의 사령탑을 맡은 한준호(韓埈皓) 중소기업청장은 조용하게 그러나 내실있는 지원책을 펴 나가고 있다. 韓청장은 취임하자마자 그동안 나온 지원시책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제대로 실행이 되는지 하나하나 챙겼다. 한건 터뜨리기식정책개발보다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韓청장은 요즘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호흡을 맞춰 새로운 세기의 중소기업정책 정책과 비젼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14일 열린 3차 금융지원위원회에서 내놓은 「어음제도 개선안」에는 중소기업이 처한 불리한 경제환경을 고쳐야 중소기업이 제대로 클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돼 있다.
또 다른 중소기업정책의 변화는 자금위주의 중소기업지원정책의 탈피다. 중소기업을 무조건 돈으로 지원한다고 중소기업이 번성하지 않는다. 중소기업 지원자금은 어찌보면 마약과 같다.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막는다. 안이하게 정부자금에 기대는 나약한 중소기업을 양산할 뿐이다. 그래서 융자중심의 지원에서 투자확대와 기술력제고로 정책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중소기업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지금 韓청장을 만나 정책의 철학과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 과거부터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다는 비유를 많이 받았다. 중소기업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중소기업은 자금, 기술, 인력등 모든 부문에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1세기 지식기반경제하에서는 기술혁신과 고용창출등의 원천으로 국가발전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이 기대된다. 이에따라 앞으로 중소기업정책은 경제정책의 메인프레임(MAIN FRAME)이 돼야 한다.
정부는 이를위해 공정경쟁여건의 조성과 각종 규제의 정비 그리고 정책방향제시에 힘써야 한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은 환경변화에 부응해 기술력을 키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눈을 떠야 할 때다. 대기업 또한 중소기업의 뒷받침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만큼 공존공영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소비자도 질좋고 값싼 중소기업제품에 대해서는 편견을 버리고 애정과 신뢰를 갖고 많이 사주어야 한다.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국민의 정부 츨범이후 처음으로 중소기업인대회가 열렸다. 이자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벤처투자기금 1조원 조성등 「중소·벤처기업활성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중소기업에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당부했다.
▲제1회 전국중소기업인대회는 전국 각지의 중소기업인 150여명을 비롯, 정부및 유관기관, 학계등 210여명이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대회는 새시대의 주역인 중소기업에 대한「국민의 정부」의 강력한 육성의지를 새롭게 천명하고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경제난 극복을 위해 애써온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행사는 그동안 지역중소기업인대회에서 수렴한 애로사항과 정책과제를 종합, 보고하고 그 이행방안을 모색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 매년 5월 기협중앙회에서 열려왔던 중소기업주간행사와는 달리 전국의 각지역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인과 정부, 국회, 학계및 관련기관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중소기업육성의지를 다지는 국가적 차원의 행사로 격상된 것이 특징이다.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중기청에서는 중소기업의 현장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금년 상반기에 현장 민원실을 가동했다.
▲안병우(安炳禹) 중기특위위원장과 저를 비롯한 중기청 전직원이 「중소기업의 문제는 현장에 있고 그 해답도 현장에서 나온다」는 인식아래 밤낮없이 현장을 누볐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 격의없이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정책화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기특위는 지난 6∼7월중 전국 12개 주요도시에서 지역중소기업인대회를 개최했다. 여기에 총 4,000여명의 중소기업인이 참가해 해 총 1,088건의 민원을 접수하여 85%를 현장에서 조치했다. 이와함께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수렴된 제도개선사항이나 창의적인 정책건의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처럼 지역대회에서 수렴된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이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의 성과는 무엇인지.
金대통령은 이번 대회에서 불굴의 의지로 외환위기를 극복한데 대해 중소기업인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대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어음제도개선, 중소기업연수원 건립, 소상공인지원센터 설치 확대등 여러가지 건의를 하였으며 대통령은 이에대해 일일이 답변했다.
먼저 어음제도개선 건의에 대해 金대통령은 기업의 납품대금결제시 현금결제비율을 지금의 30%에서 50%로 높여가도록 유도하고 소액어음에 대하여는 특례보증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는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어음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金대통령은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1조원규모의 벤처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전국에 20여개의 벤처타운을 지정하여 벤처기업의 인프라를 확충할 것을 약속했다. 신기술우수제품에 대해서도 공공기관구매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영남지역에 중소기업연수원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중소도시에도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확대 설치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2000년 중소기업정책에서 특히 중점을 두는 사항은.
▲2000년은 21세기를 여는 첫해로서, 중소기업지원정책도 그 방향과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 단순한 보호위주의 정책은 축소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강화하는데 시책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융자위주에서 투자중심으로 과감히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 투자규모는 3,244억원이나 내년에는 8,930억원으로 늘어난다. 김대통력이 약속했듯 투자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이다.
중소기업의 기술력향상과 지식화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강력한 지원을 추진할 것이다. 각 지역과 전국단위로 기술지원시책및 관련기관의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기술개발자금을 올해 7,536억원에서 내년에는 8,382억원으로 늘렸다.
특히 운전자금등 일시적 지원에서 탈피,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기반구축 지원위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 또 부채비율이 과도한 업체에 대해서는 정책자금 지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중기특위가 중심이 돼 개별부처에서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정책들을 발굴·추진하여 각 부처 중소기업시책의 길잡이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수요자인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기반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중기특위는 중소기업발전 10개년 비전, 벤처시책평가, 중소기업관련법령및 통계재정비등 중점추진과제를 이미 정해 놓았다.
참고로 내년도 중소기업관련예산(안)은 금년보다 11.2% 증가된 4조원 규모로여기서 정부의 강력한 중소기업육성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같은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 우리 중소기업의 모습도 크게 달라질 것 같다.
▲이러한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 21세기 중소기업시대를 여는 첫해인 2000년은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기반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개별기업위주의 직접지원에서 간접지원으로 전환함으로써 스스로 노력하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또 융자위주의 지원에서 투자위주로의 과감한 전환은 책임경영의 풍토와 기업의 재무구조를 탄탄히 해줘 경영활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지식화의 촉진은 세계속에서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중소기업지원법령체계의 재정비와 지원시책간 네트워크화는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선진적인 중소기업지원체계 구축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번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중소기업헌장이 채택됐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확산돼 왔으나 정책의 수립·집행이나 실제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우리 모두가 일관되게 지향해야할 이념내지 좌표가 없었다. 이때문에 사상 최초로 중소기업헌장을 제정하게 됐다. 헌장은 21세기 중소기업의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의 권리와 의무를 천명하고 중소기업육성을 위한 각 경제주체의 역할과 우리 중소기업이 지향할 좌표를 담고 있다.
-앞으로의 중기청의 활동계획은.
중소기업 육성은 국민의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실업난 해소, 중산층의 두터운 육성, 산업의 지식화·고도화등 주요 정책과제들이 만나는 교차점이다.
중기청은 우선 중소기업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메인프레임(MAIN FRAME)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 제시할 발침이다. 중소기업관련 부처, 기관과의 협조및 상호연계를 강화하여 시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여러 부처에서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는 벤처시책이나 정책 자금지원 등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개선책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수요자인 중소기업의 접근과 이용이 용이하도록 관련 법령, 기본통계 등을 재정비하고 현장밀착형 중소기업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애로를 적극 발굴하여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
정리=이규진기자KJ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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