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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포커스] 이라크 석유전쟁 이미 시작
입력2003-01-21 00:00:00
수정
2003.01.21 00:00:00
미국의 이라크 공격 여부와 공격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세계 2위 매장량의 이라크 유전을 둘러싼 전쟁은 벌써 시작됐다. 미 석유업체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힘을 빌려 사담 후세인 정부 제거후 이라크 유전 장악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에 뒤질세라 러시아, 프랑스, 중국등이 이라크 석유에 군침을 흘리며 흥정을 벌이고 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이달초 참모들을 시켜 엑손모빌, 세브론텍사코, 코노코필립스, 핼리버튼등 석유회사들과 모임을 갖고 종전후 이라크 석유 생산 재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핼리버튼과 쉴럼버거등 석유개발회사가 15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석유개발 사업을 따낼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핼리버튼은 체니 부통령이 행정부에 들어오기전에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회사다. 베이커 휴즈, BJ 서비스, 웨더포드 인터내셔널 등도 부수적인 사업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다. 전쟁이 악화돼 후세인 정권이 유전시설을 불태울 경우 시설 복구 사업에 벡텔 그룹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영국은 미국을 전폭 지지해왔기 때문에 유전 개발권에 우월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라크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1,120억 배럴로 사우디 아라비아 다음이며, 미국의 매장량보다 5배나 많다. 유전이 재가동될 경우 이라크의 원유생산량은 현재 하루 280만 배럴에서 5년후에는 600만 배럴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후세인이 망명하거나, 유엔 사찰단이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해 이라크에 대한 석유수출제재 조치가 해제될 경우 미국과 영국의 원유 독점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런 계산으로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은 이라크에 손을 내밀고 있다. 러시아의 루크오일은 최근 이라크와 유전 개발 협상을 벌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후세인 제거후에도 그 계약이 유효하도록 유엔에 제의했다는 보도로 합의에 실패했다. 이라크는 루크오일과의 협상 결렬에도 불구, 러시아가 유엔을 중재해줄 경우 석유생산권 일부를 주겠다고 유인하고 있다. 중국 국영석유회사, 프랑스의 엘프, 이탈리아의 ENI등도 이라크와 유전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문제는 이라크 유전의 지배권이 세계의 경찰임을 자처하는 미국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깨기 어려우므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용인하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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