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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 정면대결 양상으로/금융개혁안 반발 확산일로

◎청와대 “반발없는 개혁없다” 강경 입장/한은 파업땐 금융권 전체 마비 불보듯정부가 16일 발표한 금융개혁안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가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과 은행·증권·보험감독원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집회와 시위를 계속, 업무공백상태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도 17일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강행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대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금융개혁에 대한 금융권 일부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했던 일」로 치부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17일 일제히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개혁 관철에 대한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하며 나서는 등 한은 등 일선 기관들의 반발에 미동도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김인호 경제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은 금융개혁에 대한 일부 반발에 대해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라며 『금융실명제로 시작한 문민정부 경제분야 개혁의 대미에 해당하는 금융개혁을 반드시 실현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석은 「중앙은행제도 개편안이 한은을 금통위 산하기구로 넣은 것은 한은을 재경원 산하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는 한은측의 반발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기도. 한 고위관계자는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없는 개혁은 없다』며 『기득권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반발 때문에 개혁을 안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일단 임시국회가 열리면 금융개혁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임시국회에서 중앙은행법이나 감독기구 일원화문제는 물론 은행 소유구조문제 등 나머지 금융개혁 과제도 일괄 입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임기말에 웬 금융개혁이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결국 다음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며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모를까 임기말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 ○…한국은행과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의 노동조합은 17일 정부의 금융개혁안 철회를 위해 공동투쟁을 벌이기로 하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 이들 3개 기관 노조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직원 총사퇴운동 전개」, 「3개 감독기관 동시 총파업」 등 초강경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직원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달. 특히 증감원이나 보감원과 달리 직권중재대상으로 분류돼 사실상 파업이 불가능한 상황인 한은의 경우 심일선 노조위원장이 『불법인지 알지만 그에 관계없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파란이 불가피할 전망. 심위원장은 『한은이 파업할 경우 금융권 전체가 마비되는 등 엄청난 혼란이 발생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국민들이 대의를 위해 약간의 희생을 감수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 ○…3개 감독기관 노조협의회는 총파업을 최후의 수단으로 규정하고 이에 앞서 전 노동계와 시민단체와 연대, 대규모 집회·시위와 가두캠페인을 벌이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다는 계획.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도 『19일 민노총 중앙위원회를 열어 연맹차원의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세우겠다』며 향후 일정에 대한 관심을 촉구. ○…박청부 증권감독원장은 17일 하오 『금융감독기구 통합이 업무효율성 증진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현재 정부의 안은 단지 밑그림에 불과할 뿐 입법과정에서 구체화되리라고 보며 그 과정에서 증감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금융감독개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금융개혁안에 대한 파동을 의식,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취약해 거래가 한산한 양상을 보이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상오장에서는 아예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고 하오장들어 기관투자가들은 수익률을 올려가면서 선별적으로 매수, 장 마감무렵 은행보증 회사채수익률이 한때 전일보다 0.2%포인트나 오른 11.70%에 거래되기도. 이날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인 이유는 은행의 지준사정이 악화된데다 아시아자동차 부도위기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개혁안에 대한 마찰에 따른 불안심리도 상당부분 작용. 자금시장에서도 1일물 콜자금이 전일보다 0.42%포인트 상승한 11.6%선에서 거래.<정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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