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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분석 보고서는 엉터리?

기업탐방 등 밀착조사없이 해외지점서 작성<br>대부분 e메일로만 정보얻어 신뢰도도 떨어져<br>외국계증권사 "글로벌 시각으로 분석해 정확" 반박



외국계 증권사들이 작성하는 분석보고서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당수 외국계 증권사들이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기업 탐방 등 밀착 분석을 거치지 않은 채 그저 홍콩 등 해외지점에서 작성하는 분석보고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의 상황을 현장에서 확인하지 않을 경우 분석보고서의 생명인 ‘신뢰도’는 담보하기 어렵다. 서울경제신문이 2일 국내에 지점을 두고 있는 15개 외국계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개 증권사는 항공ㆍ철강ㆍ유틸리티 등 개별 업종의 보고서 작성을 해외 지점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에서 국내 기업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는 곳은 ▦씨티글로벌마켓츠(유틸리티ㆍ인터넷ㆍ화학) ▦메릴린치(항공ㆍ테크) ▦맥쿼리(통신) ▦JP모건(화학ㆍ항공) ▦다이와(철강ㆍ화학ㆍ정유업체) ▦UBS(은행ㆍ화학ㆍ정유업체) ▦ABN암로(철강ㆍ테크) ▦모건스탠리(항공) ▦도이치(항공ㆍ해운) ▦CLSA(철강ㆍ자동차) ▦골드만삭스(테크) 등이다. 국내 업종을 해외지점 연구원이 분석할 경우 대상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한 외국계 증권사 조사부(리서치센터)의 고위관계자는 “인력이 모자라거나 회사 내부적인 결정에 따라 해외에서 국내 업종 분석을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대상 업체를 직접 접촉해 깊이 있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항공사의 IR 담당자는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주로 e메일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고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회사와 전혀 접촉하지도 않은 채 분석보고서를 작성한다”며 “탐방을 많이 온다는 증권사들도 1년에 1~2번 정도이기 때문에 보고서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실한’ 기업 조사로 스스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3월3일 LG화학에 대해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6만8,000원을 제시했다. 홍콩 주재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로 ‘원화 약세’와 ‘2ㆍ4분기 주력 사업의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LG화학을 분석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2ㆍ4분기 수익성도 양호하다’며 매수 의견을 앞 다퉈 내놓았다. LG화학의 현재 주가는 14만8,000원까지 치솟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분석 결과는 엉터리’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모건스탠리증권도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목표주가를 3,900원에서 3,000원으로 내리고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을 냈다. 싱가포르 지점 소속 연구원들이 작성한 보고서로 ‘원화 약세’와 ‘여행 수요 감소’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역시 ‘원화 강세’와 ‘2ㆍ4분기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3,000원대 후반에서 4,000원대 초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골드만삭스증권의 대만 주재 연구원들은 4월23일 LG디스플레이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4만250원을 제시했지만 현재 주가는 2만8,650원까지 급락한 상태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해외에서 국내 업체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굳이 한국에서 업종을 분석할 필요가 없을 경우 해외에서 보고서를 써도 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글로벌 관점을 갖고 업체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한편 업종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의 한 리서치센터장은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들이 영어를 잘하고 글로벌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연구원의 기본은 탐방과 깊이 있는 분석”이라며 “깊이가 떨어지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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