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펀드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 들어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자 저평가된 우량 주식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가치주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치주펀드는 성장형펀드에 밀려 고전을 면하지 못했지만 올 들어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치주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떨어져도 가치주펀드는 순항=2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영마라톤, 신한BNPP Tops Value,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등 국내 '빅3'가치주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A형)은 22일 현재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65% 떨어졌고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2.05%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가치주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한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군계일학'으로 평가된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5.21%로 같은 기간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평균치에 비해 7%포인트나 높다. 신영마라톤펀드(A형)와 신한BNPP Tops Value(종류A)펀드 역시 각각 0.52%, 0.47%의 수익률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가치주, 주가하락 리스크 작아=가치주펀드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급등했을 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밸류에이션이 낮은 저평가 종목보다 성장주나 테마주가 주로 주목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자 밸류에이션이 싼 저평가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신영마라톤펀드를 운용하는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3팀장은 “지난해 강세장에서의 수익률 양극화 현상으로 종목별 밸류에이션 격차가 확대돼 그동안 가치에 비해 가격이 높았던 종목이 부담스러워진 반면 저평가된 종목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가치주가 그동안 덜 올랐기 때문에 하락 리스크가 적어 좀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적장세에서는 가치주가 유리=과거 국내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유동성장세 이후 실적장세가 펼쳐질 때는 가치주펀드가 성장형펀드에 비해 높은 성과를 올릴 때가 많았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펀드 수익률 데이터가 집계되는 지난 2003년 이후의 실적장세(2004년 4월23일~2005년 3월7일, 2009년 9월23일~현재)에서 가치주펀드는 성장형펀드에 비해 1.3%포인트 앞서는 성과를 보였다. 코스피지수와 비교해도 1.2%포인트 앞서는 등 실적 차이에 따른 차별화장세에서는 가치주펀드가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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