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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어디로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 마진 줄어 수익 악화"

"부동산경기 활성화로 대출 성장세… 강세 지속"


"금리 하락땐 세전이익 뚝… 하반기 실적 부정적 전망"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적어 이익·주가 영향 제한적일 것"


최경환 노믹스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인 은행주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차를 두고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을 떨어뜨려 하반기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6월 이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 이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에 가파르게 올랐던 은행주에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동산을 살리겠다는 정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 증가의 선순환에 힘입어 은행주 강세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따른 은행의 대출 성장세가 금리 인하로 발생할 이자마진 축소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인지에 따라 은행주가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은행주가 지난 두 달 간 보여줬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금융지주사 및 은행의 지난 14일 종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인 6월12일과 비교할 때 평균 10%대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이 25.45%로 가장 컸고 신한지주(055550)(14.16%)·KB금융(105560)(14.1%)·우리금융(053000)(12.04%)·하나금융(10.26%)·BS금융(10.78%) 등도 크게 올랐다. 최 경제부총리가 내정 직후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예고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면서 은행업종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는 은행의 대출성장과 적격대출 취급 확대를 통한 수수료 수입증가, 대손비용 안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권이 엄격한 LTV·DTI 적용으로 인해 그동안 2금융권 및 주택금융공사에 빼앗겨왔던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성장 및 은행업권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론도 있다. 금융규제(LTV·DTI) 완화가 은행의 대출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금리 인하로 질 부담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수익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하반기 은행 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CD금리 역시 한은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은행업종의 대출 증가율이 2% 늘어나면 은행 전체의 세전이익은 3,860억원(전체의 3.8%) 증가하는 데 그치지만 금리 인하로 은행의 NIM이 0.05% 떨어질 경우 은행의 세전이익은 7,430억원(7.3%) 감소한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한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면 은행들의 NIM은 0.04~0.05%포인트 정도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정부의 새로운 정책은 은행 주주 입장에서는 연간 이익에 3.5%의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0년대 이후 은행주가 금리 하락기에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것은 2006년이 유일하다.

결국 하반기 은행주의 강세가 이어지려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은행들의 대출 성장이 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권의 NIM 하락을 얼마나 상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인 점은 은행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하는 이미 예견돼 온 것으로 상반기 시장금리 및 현재 NIM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되지 않는다면 은행 이익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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