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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진의 할리우드 21] 흥행 성적따라 웃고 울고‥

할리우드의 영화사 고급간부들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라는 말이 있다. 그가 아무리 많은 히트작을 냈더라도 그 뒤로 흥행성적이 나쁘면 즉각에 갈아 치우는데서 나온 말이다.지난달 16년간 몸 담아 일해온 뉴라인 시네마에서 해고된 마이클 드 루카(35) 제작 담당사장의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 할리우드에서 가장 젊고 총명하면서도 말썽이 많은 고급 간부로 알려진 드 루카는 자신이 제작을 허락한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심령공포영화 '잃어버린 영혼'과 애담 샌들러 주연의 코미디로 제작비 8,000만달러짜리 '막내 니키'가 흥행에 참패한 지 얼마 안돼 해고됐다. 그의 해고에 부채질을 한 또다른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타운 앤드 컨트리'. 워렌 베이티가 감독 주연하는 이 영화는 제작마감이 계속 지연되면서 제작비가 당초 예상을 3,000만달러나 초과하는 8,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이 영화는 그동안 여러 번 개봉일이 연기되다 현재 이달 중 개봉예정이나 그것도 두고 봐야 할 일. 드 루카는 16년전 19세때 뉴욕대학생으로 뉴라인에 인턴으로 입사 했다가 눌러 앉은뒤 이 회사 창립자인 로버트 쉐이의 총애를 받으며 27세에 일약 제작담당사장이 됐다. 그는 그 뒤로 '마스크', '오스틴 파워즈', '러시 아워'및 '웨딩 싱어'같은 빅히트작을 냈고 다른 영화사들이 기피하는 '부기 나이트'와 '목련'등을 과감히 제작, 오스카상 후보에 올려 놓기도 했다. 10대용 공포물 '엘름가의 악몽'으로 돈을 번 싸구려 영화사 뉴라인은 드 루카에 의해 비로소 할리우드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라인은 워너브라더스의 자회사이나 모든 것을 독자 운영하는 할리우드의 이단아 같은 미니메이저다. 제작비 싸고 톡톡 튀는 영화를 만들고 마케팅 해 돈을 벌었다. 다른 고급 간부들과 달리 청바지에 가죽점퍼 그리고 운동화를 신고 모터사이클로 출퇴근하던 드 루카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다채로운 간부로 알려져 왔다. 그는 배우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꼼꼼히 계산하는 대신 창조적 본능에 따라 제작 허락을 내리는 스타일로 모험도 감수하는 배짱파다. 눈치 안보고 솔직하니 할 말을 서슴없이 하는데 때로 망나니처럼 굴어 할리우드에서는 '악동'으로 소문났다. 공공장소에서 주먹싸움을 하는가하면 음주운전 체포 경력도 있는 그의 센세이셔널했던 스캔들은 1998년 오스카 파티 때 일어났었다. 오스카 시상식 후 벌어진 한 호화파티에서 드 루카는 손님으로 참석한 여자와 오럴 섹스를 하다 들켜 파티장서 쫓겨 났었다. 이 스캔들은 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가십거리로 등장했었는데, 드 루카는 사건 며칠 후 쉐이 회장에게 사과하고 사면 받은 바 있다. 한편 드 루카는 해고 당한 날 저녁 자기 후임인 토비 에머릭을 베벌리 힐즈에 있는 회사 옆 식당으로 불러내 맥주를 나누며 축하인사와 함께 자기가 맡았던 여러가지 제작 계획을 자상히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영화계에서는 이를 놓고 뉴라인이라는 풍토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드 루카에게 해고 통보를 한 사람이 그의 대부격이던 밥 쉐이라는 점이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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