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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벼랑 끝 홈플러스의 자성

장하성 교수 삼고초려 특강 초빙… "협력사와 분배 바로잡아야" 조언

도성환 사장, 12일 간담회 열어 대국민사과·쇄신안 내놓을 듯

4일 서울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홈플러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기업의 행복한 성장은 평등한 기회, 공정한 경쟁, 정의로운 분배가 조화를 이뤄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없으면 기업은 물론 자본주의도 스스로 소멸하고 맙니다."

4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본사. 출근시간보다 다소 이른 오전 7시였지만 도성환 사장을 비롯한 홈플러스 임직원들이 삼삼오오 20층 직원식당에 모여들었다. 300여석의 자리가 꽉 찰 무렵 연사인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진보학자로 꼽히는 장 교수가 중소기업 대상 강연회에 두어차례 참석한 적은 있지만 대기업의 초청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교수는 강연 시작부터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홈플러스 임직원을 향해 따끔하게 일침했다. 그는 "통상 기업은 전체 매출의 5%를 이익으로 가져가는데 나머지 매출 95%도 이익을 분배하는 과정"이라며 "95%가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따라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대다수 기업들이 이윤 창출을 위해 고객에게만 집중하는데 이 과정에서 협력사의 출혈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행복한 성장을 지속하려면 협력사와의 분배 구조를 바로 잡는 게 열쇠"라고 말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갑질 논란'에 대해 대형마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2시간에 걸친 강연 동안 홈플러스 임직원은 장 교수의 강의를 경청하며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다졌다. 일부 직원은 강연 내용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임직원의 표정에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과 비장함도 묻어났다.



도성환 사장은 "국민과 고객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 스스로의 변화를 통해 고객과 협력사, 지역사회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행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장 교수는 홈플러스의 강연 요청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가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대기업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고려대 경영학과 3년 후배인 도 사장까지 나서 거듭 강연을 요청하자 장고 끝에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도 사장은 오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의 사업 전략과 혁신 방안을 발표한다. 취임 2주년이 되도록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꺼려왔던 도 사장이 직접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 사장이 일련의 불법 논란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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