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올 2ㆍ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8%로 14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07년 2ㆍ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1.8% 늘면서 지난 2003년 4ㆍ4분기(2.7%) 이후 가장 높았다. 7월 한은이 발표한 속보치 4.9%, 1.7%보다 각각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처럼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높아진 것은 유례없는 증시호황 때문이다. 기업 및 금융기관의 분기결산 자료 등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 금융보험업 성장률이 1.5%포인트 상향 조정됐고 전체 서비스업 생산도 속보치에 비해 전기 대비 0.2%포인트 올라갔다. 또 제조업이 호조를 보이고 수출 역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전반적인 성장률 호조를 이끌었다. 제조업은 반도체, 산업용 기계, 선박 및 승용차 등의 호조로 전기 대비 3.6% 성장했다. 재화 수출도 반도체, 산업용 기계, 선박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2% 증가했다. 반면 당초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던 소비는 오히려 증가세가 둔화됐고 건설업도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하강 조짐을 보였다. 민간소비의 경우 의류ㆍ의약품 및 전기가스 등 비내구재에 대한 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정용 전기기기 및 영상음향기기 등 내구재 소비가 감소해 전기 대비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건설업은 토목건설과 건물건설이 부진해 전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내수의 GDP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1.3%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낮아진 반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8%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높아졌다.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 대비 2.2%,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4.7%를 기록했다. 실질 GNI 성장률은 지난해 4ㆍ4분기 2.5%에서 올 1ㆍ4분기 -0.9%로 돌아선 뒤 이번에 플러스로 반전됐다. 안길효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2ㆍ4분기 성장률 호조는 제조업이 재고조정을 거쳐 큰 폭의 상승세로 전환한 덕이 컸다”며 “3ㆍ4분기에는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기 어렵고 전체 경제 성장이 예상했던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