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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Deal] "기업 해외진출·성장동력 창출 기여… PEF 롤모델 만들겠다"

JP모간코리아서 자리 옮긴 임석정 CVC 한국회장

작년 1분기 이후 한국 경제성장 모멘텀 꺾여

제조업 국제경쟁력 유지위해 해외 진출 필요

글로벌 PEF와 기업 협력땐 큰 시너지 낼 것



"국내 기업과 손잡고 해외 진출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사모펀드(PEF)의 롤모델을 만들겠습니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JP모간코리아를 20년 동안 이끌어온 임석정(55·사진) 전 JP모간코리아 대표가 서울 정동 JP모간플라자에 마지막으로 출근한 1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났다. 그는 11일부터 외국계 PEF인 CVC캐피털파트너스의 한국 회장 겸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를 옮긴다. CVC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투자위원회 위원(전체 4명)에도 포함됐다. 지난 1981년 설립된 CVC는 현재 800억달러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세계 6위이자 유럽 최대 PEF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뉴욕과 상하이·홍콩·싱가포르·도쿄 등 23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서는 해태제과, 위니아만도, KFC, CJ CGV 등에 투자한 바 있다.

그는 '기업장사'보다 '파트너십'이 중요하며 PEF의 역할은 기업의 성장동력을 찾아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대표는 "지난해 1·4분기 이후 한국 경제성장 모멘텀이 꺾였다"며 "제조업에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핵심 파트너로 PEF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CVC에서는 '기업을 산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좋은 파트너를 찾아 함께 성장한다'는 윈윈 파트너십 전략을 100% 바이아웃 전략보다 더 주안점을 두는 것이 CVC의 전략이다. 임 전 대표는 "CVC는 기본적으로 롱텀의 장기 투자 방식을 추구한다"며 "인수기업의 임직원과 커뮤니티, 고객까지도 함께 파트너십을 형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80%라고 한다면 40%만 인수해 함께 기업가치를 올려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CVC행을 선택하기 직전까지 임 전 대표는 이런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PEF를 직접 만들어 보려고 했다. IB업계의 베테랑인 임 전 대표의 PEF가 충분히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CVC를 주목한 것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그는 "CVC가 투자한 아시아 기업의 임직원만 20만명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44만명에 달한다"며 "국내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이들 포트폴리오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해외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는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엔저 효과를 업고 수출경쟁력이 커지고 있는데다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해외 진출을 놀랍도록 많이 해온 점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일본처럼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할 경우 15년 전의 침체된 일본의 경제상황과 비슷한 형편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국내에서도 CVC와 같은 PEF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임 전 대표는 강조했다. "기업만 해외에 진출해서는 현지 사정에 어둡고 문화 차이에서 오는 직원과의 관계에서 경영까지 어려울 수 있지만 세계 네트워크가 있는 CVC와 같이 파트너십을 형성하면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는 당초 11월1일자로 CVC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지만 다음주 홍콩에서 개최되는 CVC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례회의 참석을 위해 11일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

한편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임 전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살로먼브러더스증권에서 IB뱅커를 시작했다. 34세가 되던 해인 1995년부터 JP모간코리아를 이끌어왔다. KCC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인수(2012년) 등 국내 굵직한 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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