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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경제회복 선진국 공조 "햇빛"

【뉴욕=김인영 특파원】전세계를 휘몰아쳤던 경제위기의 끝이 보인다.1929년 대공황에 비견되는 세계 금융대란이 닥쳐올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인 월 스트리트 저널지와 뉴스전문 케이블 채널 CNBC는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현황을 폭넓게 점검하면서 마침내 위기상황이 막을 내리고 다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對) 아시아 교역량을 가늠하는 미국 서부 항구의 컨테이너가 지난 10월 이후 가득 차기 시작했고, 미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항공기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미국 등지로부터수입을 점차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널지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다. 동아시아, 특히 한국 경제에 회복의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의 주가상승과 외환보유고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신문은 한국 경제의 회복은 곧바로 아시아 위기탈출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또 파국으로 치닫던 브라질 경제위기도 대선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이 4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점차 진정되고 있다. 지표상으로도 위기극복의 신호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한때 7,400포인트까지 떨어졌던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9,000대를 회복했고, 2·4분기에 1.4%로 떨어졌던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엔 3.3%로 껑충 뛰어올랐다. 아시아 국가중 최악의 파국을 맞았던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신흥시장의 국채 가격도 최근 들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세계경제를 벼랑 끝에서 되돌린 직접적 요인은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공조체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한달반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하했고, 일본·영국·스페인·캐나다 등도 이에 호응했다. 미국 의회도 여론에 못이겨 180억 달러의 IMF 지원법안을 통과시켰고, 독일도 IMF 지원금을 분담키로 했다. 이로써 바닥이 드러났던 IMF 금고에 900억 달러의 모금 목표중 현재 475억 달러의 여유 자금이 채워졌다. 또 일본이 금융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엔화 안정을 이끌어냈다. 일본이 100억 달러의 자금을 풀어 아시아의 민간 부채를 구조조정해주기로 한 것도 동아시아 경제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계경제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숱한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등 세계경제는 전적으로 일본경제의 회복 여부, 미국경제의 불황 가능성, 원자재 가격의 안정 여부 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미국은행들이 러시아 등 투자위험이 높은 국가에 대한 투자를 여전히 꺼리고 있는데다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인 브라질이 심각한 소비 위축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은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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