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할을 공시한 LG상사와 금호산업의 주가가 증권가의 우호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연이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나란히 기업을 분할하겠다고 공시한 LG상사와 금호산업 주가는 11ㆍ14일 이틀간 각각 5.12%, 1.18% 하락했다. 이들 두 종목은 공시 직전 5일간 상승 행진을 이어가며 LG상사는 10.1%, 금호산업은 17.8% 급등했다. 하지만 공시 직후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 주가 하락 배경과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상사는 이미 1년 전부터 상사부문과 패션부문의 분할을 추진해왔다. 이 와중에 최대 주주인 구본걸 부사장과 동생인 본순ㆍ본진 상무가 꾸준히 지분을 확대, 기업 분할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공시 직전 5일간 기관들은 79만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의 지분확대에 움직임에 주목하고 주식을 사들였던 세력이 공시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이후 외국인의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도 주가 하락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남옥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상사에 대해 “기업 분할은 시너지가 거의 없는 무역과 패션부문이 각각 제대로 평가 받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분할 이후 두 회사의 시가 총액 합이 분할전 보다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산업은 기업 분할에 따른 사전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물적 분할 대상인 터미널ㆍ레저부문의 비중이 크지 않고 기업 분할 이후에도 금호산업의 연결 재무제표상에는 변화가 없다”라며 “호재성 소식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를 움직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의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 조주형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 분할로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주택 업황 악화로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돼 건설업종 지수를 다소 웃도는 정도에서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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