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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나비 효과 2

전작 성공 좇다가 실패한 '전형적 속편'


성공한 영화의 속편을 만들 때 제작자들은 두 가지 갈림길 중 한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더 많은 제작비와 더 많은 물량을 통해 전편보다 압도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가, 아니면 전편의 아이디어와 유명세를 업고 신인들을 기용해 적은 자본으로 더 수익성 높은 영화를 만드는가. 전자의 예가 ‘미션 임파서블3’, ‘캐러비안의 해적2’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이라면, ‘데스티네이션2’, ‘쏘우2’ 등은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나비효과2’도 이들 영화처럼 전편의 유명세를 업고 신인배우, 신인감독을 기용해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의 전편인 ‘나비효과’는 당시 코믹배우로만 알려졌던 에쉬톤 커쳐와 비교적 무명이었던 에이미 스마트를 기용해 저예산으로 만들어 예상외의 흥행성적을 올린 바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과거를 조금씩 바꿔나간다는 설정. 하지만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현실은 더 꼬여만 간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이런 독특한 설정의 스토리를 현란한 화면에 담아 젊은 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었다. ‘나비효과2‘는 이런 전편과 거의 같은 설정, 같은 전략으로 승부한다. 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한 26살 청년 닉 라슨(에릭 라이블리)이 주인공. 연인,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연인과 친구들은 죽은 채 주인공 자신만 혼자 살아 남게 된다. 사고 발생 후 1년. 아직 죄책감에 사로잡힌 그에게 어느날부터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진을 볼 때마다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과 함께 과거의 영상이 보이는 것. 그러던 중 그는 이 증세가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임을 깨닫게 된다. 결국 닉은 이 능력을 이용해 과거를 바꿔 사고를 피하지만 여기에서 발생한 나비효과로 인해 현실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뒤바뀐다. 전편을 통해 익숙해진 설정, 익숙한 화면을 통해 영화는 전편을 즐겁게 봤던 관객들에게 초반부터 높은 기대감을 준다. 적어도 이 기대감이 유지되는 초반 20분까지는 충분히 즐겁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거기까지다. 부실한 각본으로 인해 처음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전체적으로 속도감이 떨어지는 줄거리에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들의 행동이 이어지면서 이 영화는 반전스릴러에 어울리는 긴장감을 관객에게 주는 데에 실패한다. 결국 ‘나비효과2’는 전편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기만 한 각본과 성의 없는 연출로 인해 ‘우려먹기’라는 비판을 받는 ‘실패한 속편’의 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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