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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뒷전으로 밀린 '출구전략 공조'
입력2009-09-25 18:26:20
수정
2009.09.25 18:26:20
당초 예상대로 단행시기·폭 등 구체적 합의안 도출 못해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은 이번 피츠버그회의에서 '출구전략'에 있어 국가 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예상대로 출구전략의 단행 시기와 폭 등과 같은 구체적 합의안을 도출하지는 못하고 공조의 필요성을 재천명하는 수준에서 논의를 마무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회원국 간 경기회복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구전략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합의안이 도출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간 독일ㆍ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의 변화를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미국과 영국 등은 소비부진 등을 감안해 '준비는 하되 실행은 시기 상조'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실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번 회담 직전인 지난 23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경제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도 0%대의 초저금리를 당분간 지속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기는 무리라는 기조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세계경제가 향후 7년간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음울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G20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를 놓고 유럽과 대립하고 있는 미국 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IMF의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럽국가들도 애당초 구체적 합의안 마련이 어려운 출구전략에 대한 미련을 접고 금융규제 마련 등 보다 현실적인 성과물을 도출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미국이 금융위기로부터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유동성 축소에 나설 경우 유럽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 정상들은 다만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문제를 예의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했다. 당장 유동성 환수에 나서기는 어렵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공조가 필요함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출구전략이 이번 G20회의의 주요 의제에서 밀린 데는 미국이 글로벌 불균형 해소라는 테마를 집중 부각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수출정책에 대해 비판의 칼을 정면으로 겨누면서 출구 전략은 다소 시들해지고 각국의 환율정책이 주요 쟁점이 됐다는 것. 이런 미국의 협상 전략에 중국과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는 반발하기도 했지만 최근 기축통화인 달러화 약세 현상과 맞물리면서 미국이 선점한 이 의제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어찌됐던 출구전략이 향후 경기회복 국면의 가장 뜨거운 감자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G20 회원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원칙론적인 합의안에 만족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책결정에 따른 회원국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측통들은 올 연말까지 0%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입장과는 별개로 이미 자산 버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일부 신흥국가와 호주 등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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