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이념으로 제시한 지 1년 만에 코스닥 업체 가운데 삼천리자전거와 서울반도체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이념으로 내세운 뒤 1년 동안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삼천리자전거가 가장 많이 올랐고 실적과 주가를 모두 고려할 경우 발광다이오드(LED)주인 서울반도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평가됐다. 녹색성장 관련 테마로 분류되는 업체는 자전거, 태양광, 풍력, LED,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2차전지(하이브리드), 원자력, 탄소배출권, 수처리, 폐기물처리 등 10여가지에 이른다. 이들 주식은 관련 정책이 쏟아질 때마다 크게 출렁거렸다. 삼천리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대표 수혜주로 지적했다. 삼천리자전거의 주가는 지난해 8월14일 2,556원에 불과했으나 11일 현재 1만6,600원으로 450% 가까이 올랐다. 올 들어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503억원의 자금도 확보했고 경기 의왕에 새 공장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실적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현재 주가는 고점에 비해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녹색 성장’의 실질적인 최대 수혜주는 서울반도체로 꼽힌다. 주가는 지난해 8월 1만600원에서 11일 현재 3만2,750원으로 3배 이상 뛰어올랐다. 실적도 크게 향상됐다. 2ㆍ4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6% 늘어난 1,159억원, 영업이익은 403.1% 급증한 122억원에 달했다. 회사 측은 올 한 해 4,000억원, 4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누리텔레콤과 폐기물처리의 인선이엔티도 각광을 받았다. 누리텔레콤은 8,140원이었던 주가가 1만4,550원으로 78,7% 올랐으며 인선이엔티도 3,615원에서 7,350원으로 103.3% 급등했다. 반면 태양광의 OCI와 풍력 분야의 태웅은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실제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자 녹색열풍에 편성하지 못했다. OCI의 경우 2ㆍ4분기 매출이 4,6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9%,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38.8% 감소했다. 녹색성장 산업으로 분류되더라도 업종과 종목별로 실제 실적이나 기대치는 천차만별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 테마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면서 “당분간 LED와 하이브리드 관련주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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