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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물가 비상
입력2002-09-02 00:00:00
수정
2002.09.02 00:00:00
추석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번 수해의 뒷마무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제15호 태풍 '루사'가 덮쳐 농작물 수산물 등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추석 때면 의례 물가가 들썩거리기 마련인데 이번 태풍으로 8만5000ha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어 채소류와 과일 수산물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배추의 경우 2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하루사이에 9%나 오르는 등 벌써부터 조짐이 좋지 않다. 정부가 2일 전윤철 경제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추석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추석성수품 14개 품목의 공급을 2배로 확대하고 이용료 목욕로 등 6개 서비스요금을 특별관리키로 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태풍피해가 너무 커 농작물 등의 물량부족 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제수용품인 배의 경우 주산지인 나주와 울산의 낙과율이 80%를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수용품과 생활필수품 공급을 평상시의 120~240% 수준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다짐했지만 상황이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배추는 8월 중순 경남지방을 강타한 수해로 가격이 뛰어올라 '금채'가 됐다. 이번 태풍피해로 다른 농작물도 오를게 뻔하다. 도로와 철도의 두절로 물류체제에도 차질을 빚어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부족하나마 농작물이 제때에 출하될 수 있도록 해 농민들이 생산의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9월은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원수강료 등이 오른다. 올해는 도시가스 수돗물 및 지하철 요금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정부가 태풍피해를 계기로 전기 및 이동통신요금 인하방안을 추진하고 지하철요금의 인상시기를 내년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억제 등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이 부동산가격 안정 효과로까지 나타나도록분위기를 잡아가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각가지 대책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오르면서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인한 국제원유가 상승도 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원유가가 계속 오르면 한국경제에 인플레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데다 태풍피해와 추석까지 겹친 상황이라 물가 흐름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장 태풍피해를 빨리 복구하고 농작물의 생산과 출하가 순조롭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추석물가를 잡는 것 못지않게 부동산시장과열로 인한 인플레조짐을 억제하는데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난달 물상상승률이 최근 17개월 중 가장 높았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저금리에 시중에 돈이 넘쳐 나는 상황에서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인플레현상을 조기 차단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정부가 곧 발표할 부동산중장기대책에 기대를 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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