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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세대 교체로 차세대 성장 노려

■ 막 오른 '젊은 LG시대'<br>구본무 회장 복심… '포스트 강유식' 역할<br>"운영 구도 큰 차이 없어 세대교체 연착륙"


■ 주요승진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장수 대표, 정철동 부사장, 이창우 부사장, 최주식 부사장, 김성현 상무, 백영란 상무, 김희연 상무

29일 단행된 임원 인사에 대해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2013년은 LG가 크게 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구본무 회장은 임원 인사에 앞서 시장선도와 혁신, 성과와 보상 등을 강조했고 이것이 이번 인사에서 크게 반영되면서 '뉴 LG'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안정과 인화'를 중시하는 LG가 대표적인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강유식 LG부회장과 김반석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후퇴시킨 것은 그 상징이라는 의미다. 그룹 운영의 큰 틀을 유치한 채 상대적으로 '젊은 피'를 투입해 그룹의 활력을 불어넣는 의도다.

강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1990년대 이후 LG가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20여년을 구 회장과 함께 해왔다. 구 회장과 두 부회장의 정서적 유대가 남다른 만큼 그룹 내 역할도 컸다.

실제로 강 부회장은 구 회장의 정서적 동반자로 LG그룹 업무 전반을 관장하며 구 회장의 의중을 그룹 안팎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김 부회장의 경우 LG전자와 함께 그룹의 또 다른 축을 맡고 있는 화학 CEO로서 그룹의 먹거리를 책임졌다. 즉 구 회장의 지휘하에 강 부회장이 의사소통의 가교를 맡고 양 축으로 구본준 부회장과 김 부회장이 그룹의 사업을 주도한 것이 LG그룹의 운영 구도였다.

이들의 역할은 이제 모두 조준호 사장과 박진수 사장이 고스란히 이어받게 됐다. 특히 조 사장의 경우 그룹의 2인자 역할을 했던 강 부회장을 대신해 LG의 2인자로서 업무를 총괄할 뿐 아니라 구 회장의 심중을 읽어 전달하는 역할도 이어받을 것이라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운영 구도에는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내부에서는 이 같은 세대교체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은 이미 몇 해 전부터 강 부회장의 후계자로 업무를 함께 수행하며 사실상의 인수인계를 받아왔다"며 "강 부회장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사장 역시 내부에서 승진한 만큼 LG화학에 대한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박 사장은 그동안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석유화학사업본부는 3ㆍ4분기 매출 기준으로 LG화학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본부다. 특히 3ㆍ4분기 실적에서도 석유화학사업은 영업이익이 2ㆍ4분기보다 27.5% 증가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 사장과 박 사장 외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사장과 오장수 LG하우시스 부사장도 각각 사장 승진, 대표이사 선임의 주인공이 되며 중책을 맡게 됐다. 한 부사장은 올 초부터 LG디스플레이를 이끈 후 3ㆍ4분기에 8분기 만에 회사를 흑자전환 시키는 등 성과를 보여줬다. 오 부사장은 카자흐스탄 석유화학기지 건설 프로젝트를 이끌며 석유화학사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세대교체 단행으로 LG그룹의 경영 시스템은 구 회장의 지휘 아래 ▦구본준-강유식-김반석의 3톱(TOP) 체제에서 ▦구본준-조준호-박진수의 신(新)3톱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이번 LG의 전체 인사 규모는 지난해 106명에서 110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상무 신규 선임자 규모는 지난해와 같은 7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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