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하는 영화 ‘우리, 사랑일까요?’(원제 A lot like love)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 예쁘고 잘 생긴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 다투며 정이 쌓이다가 끝내는 자신들의 감정이 사랑임을 깨닫는, 더 이상 부연설명조차 필요없는 이 장르의 정석을 따라간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사랑을 알아가는 시간이 좀 더 길다는 점 정도(불타는 20대에게 7년이라니!).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패기만발 젊은이 올리버(애쉬튼 커처)는 형을 만나러 가는 뉴욕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에밀리(아만다 피트)를 만난다. 에밀리는 실연당했다는 이유로 처음 본 남자와 비행기 화장실에서 사건을 벌일 정도로 당돌한 아가씨. 이틀간의 짧은 뉴욕 데이트가 지나고, 3년이 흐른다. 여전히 불 같은 사랑을 나누고 다시 헤어진다. 시간은 흐르고, 또 잠시 만나고. 그렇게 7년이 지나간다. 나이를 먹었으니 이젠 진지한 감정도 들 때가 됐다. 관객을 배신하지 않은 결말에, 무리없이 흐르는 2시간. 진부하다는 말 조차 진부할 정도의 영화가 그래도 또 새로 만들어지고, 스크린에 올려진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어서일 터.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밟는 이 영화는 애쉬튼 커처라는 인기 상종가의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다. 16살 연상의 데미 무어와 스캔들로 명성(?)을 떨친 그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나비효과’로 국내에서도 얼굴을 알린 바 있다. 눈에 띌 탁월한 연기까지는 아니지만, 장르에 맞게 예의 폼 나는 외모로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이제는 다소 유행이 지난, 그래서 더욱 귀에 익은 90년대를 풍미한 모던록 음악들은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두 주인공이 즐기는 국립공원의 ‘달밤 퍼포먼스’가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에게 꽤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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