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실적시즌을 맞아 정보기술(IT) 관련주가 시장 주도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 IT기업의 실적이 괄목할 만한 수준을 나타내자 강력한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실적시즌 초반 인텔효과에 이어 이번에는 애플효과까지 추가되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증시전문가들은 다른 국내외 IT기업도 '깜짝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내 IT 관련주의 주가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애플효과로 대형 IT주 동반 상승=21일 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2.90% 상승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기(4.40%), LG디스플레이(3.92%), 삼성SDI(1.74%), LG전자(1.23%), LS산전(0.39%) 등 대부분의 대형 IT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기ㆍ전자업종지수도 3.09%나 올라 전체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날 IT주의 선전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도 전일보다 29.55포인트(1.72%) 상승한 1,747.58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IT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은 전일 글로벌 IT기업인 애플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깜짝실적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흘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외국인은 총 2,759억원의 순매수 금액 가운데 1,091억원을 IT 관련주를 사들이는 데 쏟아부었다. 인텔에 이어 애플까지 국내 IT 관련주의 급등세를 이끈 셈이다. 인텔은 국내 반도체업체의 주요 매출처인 반면 애플은 국내 IT업체와 협력은 물론 경쟁 관계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깜짝실적으로 국내 IT기업이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한 반면 애플의 깜짝실적은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잇단 실적발표에 강세 이어갈 듯=상당수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IT업체가 잇달아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국내 IT 대기업은 22일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1ㆍ4분기 실적이 양호한 수준으로 확인되면 2ㆍ4분기와 3ㆍ4분기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들도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모멘텀을 지닌 업종이 IT라는 점을 인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달 말 발표될 미국 기업의 올 1ㆍ4분기 실적이 대부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는 점도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이 올 1ㆍ4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 기업이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며 "국내 모멘텀보다 미국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IT주의 주가상승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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