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남양 기술연구소 가보니… "글로벌 베스트 도약" 8,000여명 구슬땀여성승객 보호 충돌실험·최첨단 엔진 연구등 철저 보안속 미래 신기술 개발에 밤낮 잊어 화성=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한국 자동차 연구개발(R&D)의 메카인 현대ㆍ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공식 명칭은 현대ㆍ기아차 종합기술연구소다. 자동차 개발의 핵심시설이어서 외부 공개를 꺼리는 곳이지만 현대ㆍ기아차는 11일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시설 일부를 공개했다. 서울 양재동에서 출발해 1시간10분 만에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남양기술연구소에 도착했다. 버스가 정문에 멈춰 서자 보안담당자는 "기술연구소는 국가가 지정한 보안시설이므로 카메라 반입은 절대 못한다"며 방문객의 휴대폰에 부착된 카메라 렌즈 부분에 보안스티커를 부착했다. 연구소 내부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분주히 움직이는 연구원과 위장막을 뒤집어쓴 차량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연구원들의 표정에서는 세계적인 규모의 R&D 시설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을 개발한다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내부시설 중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파워트레인(엔진ㆍ변속기)연구소. 입구에는 지난 91년 개발된 알파엔진을 비롯해 지난해 선보인 감마엔진과 S디젤엔진까지 현대ㆍ기아차에 적용되고 있는 모든 엔진과 변속기가 진열돼 있었다. 한기복 관리부장은 "2004년에 개발된 쎄타엔진은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에 5,700만달러를 받고 기술을 이전했다"며 한국 자동차산업의 높아진 위상을 설명했다. 이어 현대ㆍ기아차에서 자신 있게 소개한 곳은 풍동연구소. 시속 200㎞(초속 55m)의 강풍을 뿜어내면서 시험차량의 미세한 움직임과 소음 등을 진단하는 곳이었다. 시험실 안에 직접 들어가 시속 50㎞의 바람을 맞아보니 송풍구를 마주보고서는 눈을 뜨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충돌시험장에서는 때마침 북미 수출용 쎄라토 4도어 차량의 정면 충돌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북미 지역에서 작은 체구의 여성 승객을 보호하는 법규가 마련될 예정이라 여성 더미(출동시험용 인형)를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혀 시험하고 있었다. 시속 56㎞의 속력으로 돌진하던 쎄라토 차량은 100톤 무게의 고정벽에 '꽝' 하는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충돌했다. 차량 내부에서는 에어백이 터지면서 발생한 화약냄새가 코를 찔렀다. 백용호 차량충돌성능개발팀 수석연구원은 "차량 앞부분은 완전히 찌그러졌지만 충돌에 의한 충격이 차량 내부에는 전해지지 않았다"면서 "통상 신차가 새로 출시되기 전에는 150~200대의 충돌시험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165만㎡(약 50만평) 크기의 들판을 가로지는 주행로에서는 주행시험장은 연구소의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고속주회로의 길이만 4.5㎞에 달했으며 요철 도로와 자갈길ㆍ모랫길 등 주요 도로조건도 재현해 주행성능을 시험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었다. 총 347만㎡(약 105만평) 부지에 들어서 있는 남양종합기술연구소에는 현재 8,000여명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포함한 연구인력이 친환경ㆍ지능형 자동차 등 미래 신기술 개발과 신차 디자인ㆍ설계ㆍ시험ㆍ평가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현순 연구개발총괄본부장(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글로벌 베스트 자동차 메이커 수준에 맞는 R&D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ㆍ기아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과 최고 수준의 제품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핵심기술의 전략적 개발과 인재육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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