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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n 마켓] 정두선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수출 비중 높은 범현대그룹주 매력 커질 것<br>수출산업 IT에서 소비재로 무게중심 장기적 이동 예상<br>현대현대그룹플러스 펀드 분산투자로 안정성 높아


지난 2008년 10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대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는 미 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차그룹도 리먼 사태의 파고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직격탄을 맞지는 않았지만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현대차의 주가는 당시 3만5,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정두선(사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현대차가 차별화된 마케팅과 해외공장 설립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주가도 이른 시일 내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현대차를 비롯한 범현대그룹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2009년 9월 '현대현대그룹플러스'펀드를 론칭했다. 지금까지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정 팀장은 우수한 장기 수익률을 기반으로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아 국내 대표 그룹주 펀드로 키웠다.

정 본부장은 "지금도 증권사 PB센터 등 판매사를 직접 찾아다닌다"며 "엔화 약세, 파업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장기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현대그룹플러스'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범현대그룹에 투자해 업종 분산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국내에 설정된 현대그룹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다수 현대차그룹에 집중 투자하지만 '현대현대그룹플러스'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현대그룹 내 수출주와 내수주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자동차(현대ㆍ기아차), 소재부품(모비스ㆍ만도), 철강ㆍ금속(현대제철), 운송(현대상선), 조선(현대중공업), 금융보험(현대증권ㆍ현대해상), 도소매(현대백화점), 반도체(하이닉스), 건설(현대건설) 등 다양한 업종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고루 포진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안정성이 높다.

다만 범현대그룹 안에 화학주가 없다는 게 흠이다. 정 본부장은 "철강주가 화학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 화학주 장세 때는 현대하이스코나 현대제철을 편입한다"고 말했다.

범현대그룹 내 자동차ㆍ조선ㆍ 건설 업종 비중이 커 리스크가 높지는 않을까. 정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위주에서 비IT 소비재로 수출 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며 "현대 ㆍ기아차는 밸류에이션이 낮고 신차 출시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돼 전망성이 좋다"고 분석했다. 현재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주가수익비율(PER) 12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반면 현대차ㆍ기아차는 PER 7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자동차 할부 금융사업에 진출하면서 성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현대캐피탈을 통해 미국의 GE캐피털, 유럽의 산탄데르와 제휴해 캐피털 사업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자동차 캐피털 사업의 연 영업이익률은 15%로 추정된다"며 "매년 악재로 작용했던 파업 리스크도 갈수록 누그러지고 있고 62%를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엔화 약세도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현대그룹의 다른 종목에 대해서도 정 본부장은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DRAM 가격 하락으로 일각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모바일 DRAM에 대한 수요증가로 꾸준히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 그룹에 편입되면서 해외저가 수주를 대규모로 줄였고 토목 분야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다른 건설사 대비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앞으로 미국과 일본 증시는 한 차례 레벨 다운할 가능성이 높고 유럽은 이제서야 겨우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해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 경우 수출주 비중이 높은 현대그룹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현대그룹주펀드의 매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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