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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양보다는 취직ㆍ 건강에 더 관심"

`해외취업과 인턴십 개발`, `현대인의 다이어트`, `피부과학 및 기능성 화장품`…. 새 학기를 맞아 서울시내 각 대학에 취업과 건강, 외모에 관련된 교양강의가 속속 개설돼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반면 `기초교육 강화`를 위해 개설한 강의는 학생들의 수강 기피로 폐강이 불가피해 학교측이 당황하고 있다. ◇취업강의 조기마감=최근 취업난을 반영하듯 학생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강의는 취업과 창업관련 교양강의다. 한양대는 새 학기부터 미국 변호사 겸 해외 이주업체 대표이사인 홍영규(47)씨를 강사로 초빙, `해외취업과 인턴십 개발`이라는 2학점짜리 교양강의를 개설했는데 지난달 16일 강의신청이 시작되자마자 1분도 되지 않아 마감됐다. 또 공과대학의 학부별로 최고경영자(CEO)들이 돌아가며 강의를 하는 `미래 최고경영자를 위한 CEO시리즈 강좌`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경희대에서는 `스피치(speech)와 프레젠테이션`, `토론과 스피치` 등 토론요령과 자신을 소개하는 기법을 가르치는 강의들이 조기 마감됐다. 경희대 관계자는 “자기 PR시대라고 할 만큼 자신을 표현하고 의견을 남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해진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며 “취업시 면접에서도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몸짱ㆍ얼짱`강좌도 인기=이와 함께 최근 사회에서 일고 있는 `몸짱신드롬`, `웰빙 열풍`이 대학가의 강의실까지 전파되고 있다. 덕성여대는 `피부과학 및 기능성 화장품`, `향기요법의 세계`등 피부미용 관련강의와 `다이어트와 건강`, `피트니스 트레이닝` 등 건강 관련 과목이 다른 강의보다 일찍 마감됐다. 건국대는 2학점짜리 `현대인의 다이어트` 강의를 개설한 결과, 수강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애초 계획했던 2개 반을 4개 반으로 늘려야 했다. 이 강의는 학생들의 체지방과 골밀도를 측정해 강의가 끝날 때 개선된 정도를 학점에 반영하는가 하면 5월에는 수강생 전원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기초학문 강좌는 썰렁=서울대는 올해 신입생들의 `대학국어` 수강 신청률이 예년에 비해 극히 저조해 대학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번 학기 인문ㆍ사회ㆍ자연 등 7개 단과 대학에 개설된 대학국어 강좌 70여개 중 인문ㆍ사회대에 개설된 약 20개 강좌가 신청률 저조로 폐강될 위기에 처한 것. 지난 학기까지 평균 폐강 강좌 수가 2~3개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수강신청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고학년때 편하게 학점을 따려고 일부러 수강신청을 늦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학국어는 필수과목인데 학생들이 1학년 때 듣기 보다는 3~4학년 때 저학년들과 함께 들으면 학점 따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재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수강신청을 늦추게끔 `조언`한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독려하지는 못할 망정 이런 `꼼수`나 가르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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