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의 종합적인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한국형 헤지펀드 지수가 조만간 나온다.
연기금 등 자본시장의 '큰손'들이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는 기준점이 생기는 것이어서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지난 1월 초 지수 산출기관인 에프앤가이드에 한국형 헤지펀드 지수 개발을 의뢰했다. 공무원연금은 롱숏지수가 개발되면 이를 토대로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검토할 방침이다.
공무원연금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벤치마크 지수를 통해 한국형 헤지펀드의 수익률과 변동성 등을 살펴본 뒤 기대수익률을 산정해 헤지펀드 투자를 위한 자산 배분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는 롱쇼트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사모)와 공모형 롱쇼트펀드를 대상으로 자산 규모별로 수익률을 가중평균해 지수를 산출할 계획이다. 지수 명칭은 '롱쇼트지수'로 알려졌다. 롱숏은 시장에서 본질 가치보다 싼 주식은 사고(롱·Long), 이와 동시에 비싼 주식은 빌려 파는(쇼트·Short) 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지난 2011년 12월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사모형2조7,000억원, 공모형(롱숏펀드) 2조1,597억원 등 약 5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평균 수익률 등 한국형 헤지펀드만의 종합적인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는 없었다. 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는 지수가 없다 보니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국내 3대 연기금은 한국형 헤지펀드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지수가 만들어지면 연기금 등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기금 입장에서 헤지펀드는 일종의 신규 자산군인 만큼 기존의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에 헤지펀드를 편입하기 위해서는 수익률, 분산 효과 등의 수치화된 근거가 필요하다"며 "그 근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연기금은 자산을 배분하거나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 헤지펀드리서치인덱스(HFRI)나 다우존스크레디트스위스(DJCS) 등 글로벌 헤지펀드 지수를 많이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