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초유의 전력고비가 찾아올 8월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건설 중이던 발전소들이 조기에 긴급 가동되고 있다.
7월 말 휴가철이 끝나고 바로 찾아올 하계피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급여력을 조금이라도 늘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8월 내내 예비전력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발전자회사들이 첨단공법을 도입, 발전소 건설을 파격적으로 앞당기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지난해 7월 착공된 평택복합(가스+증기ㆍ사진) 2단계 가스터빈 발전소의 상업운전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착공 11개월 만에 상업운전이 시작되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 발전소가 가동되면 약 50만kW의 전력이 생산돼 국내 전력예비율을 약 0.8%가량 끌어올리는 효과가 생긴다. 올여름 수도권 전력수급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최근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직접 공사현장을 찾아 공정을 격려하기도 했다.
동서발전 역시 7월 말 울산 4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지난해 5월 착공된 이 발전소 역시 올해 전력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추진된 긴급 프로젝트다.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48만kW의 전력을 생산해 하계 전력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인허가, 설계 및 시공을 병행처리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도입하고 휴일 및 야간작업을 통해 발전소 건설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동서발전은 이 밖에도 3만kW급 동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7월 말에 준공해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복합화력발전소는 보통 2기의 가스터빈 발전소와 1기의 증기터빈 발전소로 구성된다. 가스를 원료로 터빈을 돌려 일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한 후 여기서 생기는 열로 증기를 발생시켜 추가로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는 가스 및 증기터빈 발전소가 모두 준공돼야 상업운전을 시작하지만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다 보니 가스터빈 발전소만 완공된 상태에서 발전소가 긴급 가동되는 것이다.
공사기간 역시 최첨단공법을 이용해 파격적으로 앞당겨졌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인허가 기간까지 포함한 표준공기가 63개월인데 24개월이나 짧은 기간에 발전 개시를 하는 것"이라며 "건설공기 단축을 위해 국내에 단 1대밖에 없는 1,300만톤급 링거 크레인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복합화력발전소들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이 전력 계통에 조금씩 투입되면서 7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전력고비를 넘기는 데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최대 피크인 8월 둘째주에 공급능력은 7,672만kW, 최대수요는 7,870만kW로 예비전력이 200만kW 모자라는 상황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평택이나 울산 복합화력발전소의 준공은 기존 계획에 포함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영광 원전3호기 등의 추가 가동으로 공급능력이 당초 예상보다는 100만kW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