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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지금] 한산한 부산 영도 선박수리단지

일감없어 40%이상 조업단축·폐업<br>소형선 감축에 수리물량 줄고 인건비는 오르고<br>업체들 임금 싼 中등 진출, 기술유출 부작용도<br>"전문단지 육성등 기반시설 확충 정부지원 시급"



부산시 영도구 대평동 영도 선박수리단지. 31일 오후 2시경 점심 시간이 끝나고 용접 불꽃이 여기저기서 튀고 웅웅거리며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왁자지껄해야 할 이 일대가 마치 한적한 공원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대평3길에서 시작해 바닷가를 따라 영도조선,JY조선,대평조선,삼화조선,동성조선철공 등 12개 선박수리업체와 기관ㆍ엔진수리 50여업체가 밀집해 있지만 규모가 비교적 큰 업체들을 제외하면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10여개 업체가 셔트를 내렸으며 문을 연 업체도 대부분 공장 불이 꺼져 있거나 직원들이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용접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업체의 직원은 “배가 들어오지 않아 한 달에 겨우 한 건 정도를 맡아 처리하고 있다”며 “이 상태가 두서너달 지속된다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긴 한숨을 토했다. 삼화선박의 이팽오 차장은 “쿼터제와 치솟는 기름값으로 어선이 출어를 하지 않는데다 러시아 선박들도 수리비가 싼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뱃길을 돌려 일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선박 정기점검 등으로 일정한 일감이 확보됐으나 최근에는 1년에 한번 정도 점검을 받아야 하는 연수가 오래된 어선들은 아예 러시아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러시아로 팔려간 배들은 킹크랩잡이배로 개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조선의 한 직원은 “선박수리업체들이 땅값이나 임금이 싼 중국과 베트남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선박수리기술이 유출되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선박기관수리공업협동조합(선기협)에 따르며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이전 부산지역의 선박수리 업체 수는 200여개에 달했으나 외환 위기로 한꺼번에 수십개 업체가 도산한 이후 현재 120여개 업체가 남아 있다. 2004년말 현재 선박수리 업체수 총 123개사. 이중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70여업체로 나머지 40% 이상이 조업을 단축하거나 공장 문을 닫고 있는 상태라고 선기협은 밝혔다. 이같은 영업부진은 소형선 감축에 따른 수리물량 감소와 인건비 증가가 주 원인이라고 선기협은 설명했다. 위험이 뒤따르는데다 작업 강도가 높아 인부를 구하기 어려운 점도 인건비 상승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기협 관계자는 “업계 스스로 내실을 강화해 수리시장의 저변 확대의 노력도 뒤따라야 하지만 정부의 수리조선 전문단지 육성 등 기반시설 정비와 확충을 통해 체계적인 발전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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