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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포커스] 인터넷PC 사업 1년도 안돼 위기
입력2000-08-06 00:00:00
수정
2000.08.06 00:00:00
문병도 기자
[서경포커스] 인터넷PC 사업 1년도 안돼 위기인터넷 PC사업이 기로에 섰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1인 1 PC」를 내세우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인터넷PC사업은 1년도 안돼 12개 참여업체 중 2개 업체가 사업에서 손을 뗐고 전반적으로 판매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4월 등장한 인터넷노트북PC마저도 10개 참여업체 중 1개 업체만이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
지난달 25일 세진컴퓨터랜드는 인터넷PC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부도로 인한 자금경색. 그러나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 인터넷PC사업이 큰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판매부진과 낮은 판매마진이다.
인터넷PC는「저렴한 가격의 고품질 제품」을 앞세운 탓에 참여업체들은 3% 안팎의 낮은 마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2·4분기 이후 PC시장이 침체되면서 판매가 줄자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업체들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8만5,500대에 달하던 인터넷PC판매량은 6월 들어 1만5,244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포기를 선언한 세진은 물론 PC뱅크앤닷컴 등 일부 업체는 주력분야를 인터넷PC에서 다른분야로 옮기고 있다.
인터넷노트북PC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 지난 4월초 선보인 인터넷노트북은 현대멀티캡이 타이완의 클래버로부터 제품을 조달, ㈜아이엔비컴을 통해 나머지 참여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애초부터 기형적인 모양새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현대멀티캡을 제외한 나머지 9개사는 판매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똑같은 제품을 10개 업체가 똑같이 팔아야 하는데다 처음 선보인 제품이 발열문제로 소비자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시장만 왜곡시켜
결국 인터넷PC사업은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과점과 시장지배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외국계 노트북업체만 이익을 보는 결과를 낳았다.
인터넷PC의 등장으로 용산시장 등지의 조립PC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이 PC가격을 크게 내림으로써 소비자들은 인터넷PC를 찾기보다는 조금 더 비싸도 대기업PC를 선택했다.
이들 2개 사의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71%. 지난 97년의 52%와 98년 58%, 지난해의 6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노트북시장에서는 외산의 점유율도 크게 상승했다. 컴팩코리아·한국후지쯔 등 외산노트북의 시장점유율은 그동안 10%내외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30%까지 치솟았다. 외산이 강세를 보인 것은 올해부터 관세가 없어진 탓이 크지만 품질이 낮은 인터넷노트북PC를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도 큰 이유다.
◇획기적인 대안 마련해야
정보통신부는 인터넷PC업체의 실적을 심사, 일부를 퇴출시키는 등 참여업체를 재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선정작업은 사업1주년을 맞는 10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대멀티캡도 인터넷노트북PC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9개사와 공동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치로 인터넷PC사업이 본래취지를 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인터넷PC 참여사간의 공조체제를 복원하고 「씨앗을 뿌린」 정보통신부가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사업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과감히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PC사업을 「실패한 정책」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전면 재검토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병도기자DO@SED.CO.KR
입력시간 2000/08/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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