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4개 해외 투자은행들이 예상한 2분기 GDP 성장률 평균치는 전년 동기대비 2.7%로 집계됐다. 이미 1분기에 3%를 밑도는 성장률이 나온데다 2분기에도 부진한 지표가 나올 것으로 보여 올해 3%의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와 1분기 성장률은 각각 2.7%, 2.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2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수출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전년 동월대비 8.0%, 10.9%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5.0% 줄었다. 6월에는 1.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에는 수입도 지난해보다 15.6% 줄었다.
투자은행 중 가장 낮은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노무라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6월 수출 감소폭이 대폭 낮아졌지만 조업일을 감안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6월에 조업일수가 2.5일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근본적인 수출 추세를 보여주는 조업일 조정(working-day adjusted) 수출은 5월에 전년대비 6.6% 감소한 이후 6월에는 12.3% 줄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또 상반기 수출에서 건조에 2~3년이 소요되는 선박 수출 등 과거의 수요를 제외하면 전년대비 8.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부진한 수출동향은 한국의 성장률이 노무라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 0.5%(전기비)를 밑돌 가능성을 증대시켰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샤론 램 이코노미스트도 한국의 올해 수출 증가율이 2009년 이후 최악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출 둔화에 메르스로 인한 충격이 겹쳐 경기 회복 모멘텀을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3.1%의 다소 높은 성장률은 예상한 바클레이즈는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를 수출 위협요인으로 제시했다.
바클레이즈는 “경상수지 흑자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광공업생산과 수출 등을 포함한 경기활동 지표가 상당기간 취약하게 나온 것은 원화 약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올해 엔화는 원화에 1.1% 하락했고, 2013년과 2014년 각각 24%, 10% 밀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수지는 86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39개월째 사상 최장기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어두운 전망에 전문가들은 일제히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HSBC(2.6%)의 프레드릭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더해 정책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분기 성장률을 2.5%로 제시한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지난달 “적정한 수준의 정책 지원 없이는 한국 경제가 2015년에 3%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ANZ는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한국의 소비심리가 지난 6월 급격하게 위축된 점을 들었다. /정하니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