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업계에 준명품급 매스티지(masstige) 상품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가상품 중심으로 상품군을 구성해온 인터넷쇼핑몰 업계가 최근 들어 유명 패션 거리의 로드숍들과 제휴해 중고가 의류ㆍ잡화 상품을 판매하는 코너를 신설하는 등 매스티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치열한 가격경쟁 때문에 겪어왔던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소비자는 멀리 떨어진 곳의 유명 로드숍 제품을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5~6년전 인터넷쇼핑 주요 이용층이었던 10대 후반 고객들이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고급상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달 11일 G마켓에서만 판매하는 3~10만원대 의류ㆍ잡화브랜드 ‘지시크릿’을 선 보인데 이어, 한달 도 채 안지나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는 등 중고가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지시크릿’을 운영하기 이전에는 2만원 이하의 저가 의류ㆍ잡화의 매출 비중이 전체 의류ㆍ잡화의 40%에 달했지만, 지시크릿 운영 이후 저가상품 매출비중은 30%로 낮아진 대신 중고가 브랜드 판매는 10% 정도 늘었다. 실제 3~5만원대의 ‘토오픈 슈즈’의 경우 하루에 1,000건 이상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옥션은 지난 10일 5~6만원대 의류ㆍ잡화 제품을 모아 놓은 코너인 ‘디자이너스 샵’을 열었다. 디자이너스 샵에서는 압구정, 청담동 등 고급 보세의류 로드숍에 납품되는 제품을 오프라인 보다 50%가량 싸게 판다. ‘디키’란 브랜드로 중고가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송영선 사장은 “최근 들어 20~30대 직장 여성들에게 5~6만원대의 고가 의류가 잘 팔리기 시작해 현재는 700여명의 인터넷 단골 고객을 확보했다”며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이숍은 지난 4월 홍익대학교 인근의 시부야, 리얼핑크 등 유명 로드숍 8곳의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일리쉬 홍대숍’을 오픈했다. 오픈 당시에는 300여 품목만 취급했지만 고객 반응이 좋아 현재는 700여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매달 5,000~6,000만원 가량을 올려 ‘효자코너’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앞으로 로드숍 매장을 확장하고, 제품소개 동영상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삼청동 등의 로드숍과 연계한 ‘패션 로드맵’코너를 운영하는 CJ몰은 앞으로 CJ몰에서만 판매하는 온라인전용 매스티지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패션 로드맵에서는 10~60만원대의 의류ㆍ잡화가 한달 평균 700건 정도 판매되고 있다. 일반 상품에 비해 단가가 높은 매스티지 상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실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 박상순 옥션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운영만으로 한계를 느끼는 디자이너들과 첨단 유행패션을 좋아하는 지방 소비자들간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며 “신규 고객들은 저가 상품에 많은 매력을 느끼지만, 이용경험이 많은 고객일수록 고가 물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스티지(masstige) =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조합한 신조어로, 명품의 대중화 현상을 의미한다. 값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명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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